현재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수는 40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최근의 증가율을 감안하면 향후 30년 내에 전체 인구 7명당 1명이 당뇨병 환자일 거라는 암울한 보고서도 나와 있다. 이제 ‘당뇨 대란’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아직 자동면역 반응 이상으로 발병하는 제1형 당뇨병인 경우 예방법은 아직 없다. 그러나 과식·비만 등으로 생기는 제2형 당뇨병은 탤런트 김성원의 극복 사례처럼 평소 당뇨와 ‘친구’로 지내며 식생활 변화.
육체적 활동 증가 등을 통해 철저히 예방하면 오히려 건강 지킴이 구실을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기 위해선 당뇨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수다. 당뇨도 아는 만큼 건강이 보인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당뇨 상식에 대해 짚어본다.
1. 인슐린이나 당뇨약은 한 번 복용하면 습관성이 있어 평생 복용해야 한다?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약물의 의존성이나 습관성이 있어서라기보다 당뇨병 특성상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보니 그런 오해가 생긴 부분이 많다.
2. 당뇨약은 한 번 정해지면 평생 똑같은 약으로 치료한다?
당뇨는 지극히 개인적 병이다. 사람마다 체력과 병력이 다르고 같은 당뇨병이라도 저혈당과 고혈당이 오는 상황 또한 다르다. 때문에 혈당 조절 상태나 다른 질병의 동반. 약물 부작용. 합병증 발생 등에 따라 약물 종류나 투여법이 수시로 바뀔 수 있다.
3. 감기 걸려 감기약을 먹으면 당뇨약을 안 먹는다?
당뇨의 상식 중 하나가 몸이 아플 때 혈당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이다. 다른 질환이 있으면 오히려 혈당이 올라가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혈당 검사를 평소보다 자주하여 혈당 변화를 살펴야 하며. 조절이 안되면 의사와 상의하여 약 조절을 해야 한다. 인슐린이 더 필요한데 보충해 주지 않으면 심각한 고혈당 혼수 상태가 올 수 있다.
4. 당뇨병은 나이 들어서 생기는 병이다?
40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나 어린이부터 70세 이상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대한당뇨협회에 따르면 내년에 전세계 20~79세 연령층에서 2억 3000만 명이 당뇨병으로 고통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로 저개발 국가에서 많이 걸리지만 선진국에서도 20~39세 연령층에서 5백만 명. 40~50세 약 3000만 명. 60~79세 약 4000만 명의 인구가 당뇨병으로 고통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 당뇨 환자는 고기를 먹지 못한다?
고기를 포함한 대부분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다만 환자마다 정해진 적절한 열량 섭취가 필요하므로 과식이나 폭식은 금물이다. 쇠고기나 돼지고기 등은 기름기를 떼어 내고 닭고기는 껍질을 제거한 후 조리해 먹는게 좋다. 다른 육류도 눈에 보이는 기름기는 반드시 제거하고 먹는다.
6. 땅콩·로얄제리·양파즙은 당뇨에 좋아 많이 먹어도 된다?
땅콩 등은 식물성 지방을 섭취하는 데 훌륭한 음식이다. 그러나 어떤 음식도 많이 먹으면 혈당을 올릴 수 있으니 적당량 섭취를 권장한다.
7. 당뇨 식사만 하면 영양실조 걸린다?
권장하는 당뇨식이야말로 최고의 웰빙 음식이다. 많은 경우 당뇨 걸리기 전에 먹던 양보다는 적은 경우가 많지만 정확히 따라하면 대부분 영양 결핍을 유발하지 않고 오히려 균형 잡힌 식사로 몸에 아주 좋은 보약이 된다.
8. 운동을 적게 하면 당이 올라간다?
어떤 운동이든 운동을 하게 되면 당이 떨어지는 것은 확실하다. 운동이야말로 당뇨병 환자에게 최고의 명약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거르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운동이다. 그중에서 걷기가 제일 좋다. 그러나 운동 외에도 식사가 아주 중요한 구실을 한다. 혈당 조절이 안되면 식사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또한 관절 질환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된 경우 잘못된 운동은 몸을 상하게 할 수 있으니 의사와 꼭 상의 후 운동 방법·시간·강도 등을 결정한다.
9. 장기간 해외 여행 시 변성될 것 같아 인슐린을 안 가지고 간다?
대부분의 인슐린은 실온에서 5~7일은 약효를 유지할 수 있다. 가지고 가서 투여하고 숙소에 있는 냉장고에 보관하면 된다. 단 인슐린은 얼면 변성되므로 꼭 냉동실이 아닌 냉장실에 보관해야 한다. 또 해외 여행 때는 비상시를 대비해 담당 의사의 처방전을 갖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 새 것보다 평소 자신이 쓰던 편한 신발·양말·옷을 넉넉히 준비해 가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10. 당뇨인은 쌀밥은 안되고 보리·잡곡·현미밥만 먹어야 한다?
많은 당뇨인이 잘못 알고 있는 사항이다. 고통스럽게 잡곡밥만 먹지 말고 쌀밥도 일정 식사 계획에 포함해도 된다. 보리·현미·잡곡밥이 추천되는 이유는 쌀밥에는 부족한 섬유소·비타민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기 때문이지만 항상 이것들만 먹으라는 말은 아니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주의할 사항은 보리·현미·잡곡밥은 많이 먹어도 되고 쌀밥은 적게 먹어야 된다는 것이 아니라 먹는 양은 같아야 한다는 점이다. 도움말=이명식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최윤상 대전 선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당뇨 환자 생활 지침 10계명
1. 소육다어(小肉多魚): 고기는 적게. 생선은 많이 2. 소식다치(小食多齒): 과식하지 않고. 많이 씹기 3. 소염다초(小鹽多醋): 싱겁게 먹고. 식초는 많이 4. 소주다과(小酒多果): 음주는 적게. 과일은 많이 5. 소차다보(小車多步): 차를 적게 타고. 많이 걸음 6. 소의다욕(小衣多浴): 옷 적게 입고. 목욕은 자주 7. 소언다행(小言多行): 말은 적게 행동으로 8. 소욕다시(小欲多施): 욕심은 적게. 선행은 많이 9. 소분다소(小憤多笑): 분함을 참고 명랑하게 10. 소번다면(小煩多眠): 고민은 적게. 잠은 충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