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 do this for you(당신을 위해서 할게요)'
삼성 철벽 마무리 오승환(24)이 등판 때 마다 대구 구장에 울려퍼지는 퍼프 대디의 노래다. 오승환이 마침내 야구팬들(당신)을 위해 한국 프로야구 한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프로 유니폼을 입은 지 2년만에 25년 프로 역사상 최고 마무리 투수 반열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43세이브 신기록을 세운 9월20일. 신기록 순간을 시간대별로 정리해봤다.
▲08:00 전날 경기가 늦게 끝났지만 자정께 취침, 평상시와 다름없이 경산 볼파크내 숙소에서 일어났다. 세면 후 곧 바로 1층 식당으로 이동, 오징우 무국·장조림 등으로 아침을 먹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아침을 거른 적은 없다.
▲11:00 프로 데뷔후 두번째 해보는 더블헤더를 위해 평상시보다 3시간 가량 일찍 야구장으로 출발했다. 오늘은 구단 버스 대신 채영직의 차를 얻어 탔다.
▲12:30 워밍업 시작. 평상시와 다름없이 러닝 복근·배근 운동, 캐치볼, 수비 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13:30 평상시 같으면 12시께 숙소에서 점심을 먹지만 더블헤더 관계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메뉴도 김밥·우동으로 간단히 해치웠다.
▲15:00 경기시작. 덕아웃에서 한화 타자들의 장단점을 파악했다. 5회를 마친 후 가볍게 스트레칭과 맛사지를 받았다. 류현진
의 호투로 0-2로 패배, 등판기회 잡지 못함.
▲18:00 2차전을 위해 동료들과 간단히 몸을 풀었다. 상대방 선발이 양훈이어서 2차전에 기회가 올 가능성이 높다. 6시 19분 드디어 2차전 시작.. 저녁은 라커룸에서 햄버그로 때웠다.
▲19:04 삼성이 2회 먼저 선취점을 뽑았다. 4회 다시 2점을 추가, 3점차로 앞섰다.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환한 미소.
▲20:06 한화가 5회초 내리 3점을 내며 3-3 동점. 세이브 기회가 날아갔다.
▲20:53 7회말 양준혁이 3-3에서 천금같은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신기록 찬스. 불펜 근처에서 워밍업으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곧 이어 진갑용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 더 추가.
▲21:09 8회초가 시작되자 마자 불펜에서 캐치볼로 어깨를 풀기 시작. 팀 공격중인 8회말 1사부터 불펜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렸다.
▲21:24 대구 구장에 I'll do this for you가 울려 퍼지며 등판. 마운드에서 모자를 고쳐 쓰면서 동료들을 한번 쳐다봄. 첫 타자 대타 송광민 초구 150㎞직구로 헛 스윙 유도. 3구 루킹 삼진. 다음 타자 김민재 초구에 1루 땅볼 아웃.
▲21:30 김인철을 상대로 연속 두 개 볼. 3구 가운데 직구(150㎞)로 2루수 직선타구 아웃. 한국신기록 작성. 2루수로부터 기념공을 전달 받은 후 선동열 감독 등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김재하 단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음.
이석희 기자 [seri@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