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당신의 1만원이면 콩고인 1명 살려요!
아프리카 콩고 출신의 NBA 스타 디켐베 무텀보(40. 휴스턴 로키츠 센터)의 어머니는 1997년 콩고 내전으로 사망했다. 내전 당시 64세였던 그의 모친 비암바 마리 무텀보는 병원으로 가는 길이 막히는 바람에 길에서 숨을 거뒀다.
바로 그해 무텀보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디켐베 무텀보 재단'을 세웠다. 그리고 2006년 10월 마침내 모친의 이름을 딴 '비암바 마리 무텀보 병원/리서치 센터'가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에 건립된다. 본지는 인터뷰를 통해 무텀보의 삶과 병원 건립, 그리고 세인들의 관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10월 초 디켐베 무텀보의 고향인 콩고에 세워지는 비암바 마리 무텀보 병원/리서치 센터(이하 무텀보 병원)는 무텀보가 1500만 달러(약 150억원)를 출원하고 NBA 스타들과 아프리카인들의 복지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헌금으로 2900만 달러(290억원)가 모금돼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무텀보는 콩고 국민 5명 중 1명이 5세가 되기 전에 사망하고 남자의 평균 수명이 42세, 여자는 47세인 것을 눈물겹게 여겨 조국에 병원을 세우기로 결심했다.
콩고에는 부모가 일찍 사망한 고아들도 많다. 고아 숫자는 한국 전쟁 직후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들이 조기 사망하는 원인은 말라리아, HIV/AIDS, 결핵, 콜레라, 홍역 등인데 이는 의료 시설과 의료 교육이 잘돼 있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병들이다.
무텀보 자신도 의료 혜택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낀 경험이 있다. 그는 지난 1999년 콩고를 방문했을 당시 예방 주사를 맞지 않았다가 말리리아 병에 걸려 생사를 오가는 위기에 처했다.
아프리카 출신인 의사의 도움으로 회복이 됐던 무텀보는 이후 병원을 세우는 데 더 관심을 갖게 됐다. 이러한 환경을 잘 아는 무텀보는 사실 의사가 되기 위해 미국 유학을 왔다. 그러나 조지타운대학의 감독이었던 잔 탐슨의 설득으로 농구의 길을 걷게 된 무텀보는 지금 농구 선수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내가 어떤 방식으로든 아프리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설명했다. 무텀보는 이어 "농구는 수단(vehicle)이고 목적은 돕는 일"이라면서 "NBA 선수가 돼 유명인을 만날 수 있었고 또 그들에게 콩고의 상황을 설명하고 기부금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일은 의사가 되는 것 이상의 보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많은 NBA 스타들이 수십만 달러를 기부했는데 그중에는 중국인 스타인 야오밍도 뜻을 같이 했다.
원래 이 병원은 9월 초 문을 열 예정이었으나 10월로 개원이 연기됐다. 이유는 내전 때문이다. 그래서 무텀보는 전쟁을 싫어한다. 전쟁으로 모친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을 많이 잃은 아픔이 있다. 무텀보는 "내전이 빨리 끝났으면 한다. 전쟁으로 얻는 게 없다"고 말했다.
무텀보 재단의 수잔 존슨 디렉터는 "우리는 병원을 세우는 일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과 연계해 전쟁과 부모의 사망으로 고아가 된 아이들을 돕고 있다"고 전하면서 "무텀보가 이런 일을 하는 이유는 가난한 자를 아끼고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에 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슨에 따르면 무텀보의 조부는 장로교 목사였고 손자 무텀보는 어린 시절부터 가난한 이웃들을 돕고 사랑해야 한다는 가르침에 영향을 받았다.
무텀보는 미국에 사는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compassion)을 먼저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 병원은 아직도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는 현재 10만 명의 친구 모으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은 매달 10달러(약 1만원)씩 헌금할 10만 명의 동참자를 찾는 것인데 한국인들도 참여해주길 기대한다. 우리는 또한 의료 장비를 많이 필요로 한다."
물론 무텀보 병원에서는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전액 무료로 치료를 할 계획이다. 무텀보는 "절반 이상의 환자가 먼 거리를 걸어서 병원에 올 것"이라고 했다.
재단의 존슨 디렉터는 "우리 웹사이트(http://www.dmf.org)를 방문하면 우리가 하는 일을 자세히 알 수 있고 온라인에서도 기부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많은 한국인이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키 218cm… NBA '최강 수비수'
무텀보는 누구
콩고 출신인 디켐베 무텀보는 NBA 역사상 가장 뛰어난 샷 블로커이자 수비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선수다. 7피트2인치(218cm)의 무텀보는 팔이 길어 상대 공격수의 슛을 잘 막아내 한때 공포의 수비수로 불렸다. 그는 95년, 97년, 98년 그리고 2001년에 올해의 수비수로 선정됐고 올스타로 8차례나 뽑힌 바 있다. 2000년과 2001년에는 2년 연속 리바운드 왕이 됐다.
그는 지난 94년 NBA 플레이오프에서 8번 시드인 덴버 너기츠 소속으로 1번 시드의 시애틀 수퍼소닉스를 누르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바 있는데 경기 후 그가 코트에 누워 기뻐하는 모습은 지금까지도 NBA 명장면 중 하나다.
의대 공부를 하기 위해 조지타운대에 입학한 그는 당시 이 학교의 감독인 잔 탐슨의 눈에 띄어 청진기 대신 농구공을 잡았다.
▲현재 콩고 내란은
지난 7월30일 열린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셉 카빌라 대통령은 부통령인 장 피에르 벰바에 크게 앞섰지만 과반 득표를 하지 못했고 이는 내란의 주원인이 됐다.
10월29일 결선투표를 앞두고 양측의 지지자들은 무기를 들고 서로에 대항했는데 23일 '무기 없는 도시(ville sans arme)'로 만들기에 합의함에 따라 평화 무드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양측은 2차 선거를 평화롭게 실시하기 위해 킨샤사 시내에서의 무장 세력을 통제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통제 및 감시체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유럽 연합 신속 대응군(Eufor)측은 아직도 킨샤사에 너무나 많은 무장세력이 있어 언제든지 다시 무력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간스포츠USA=박병기 기자
정리=장윤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