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13세 요트 이경진 최소-54세 당구 박승칠 최고령
아시아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제15회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12월 1일~15일) 개막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국에 이어 아시아 2위 수성을 목표로 하는 한국은 지난 1일 종목별 국가대표 파견 후보자를 발표했다. 부상 등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사실상의 최종 명단과 다름없다. 한국은 39개 종목 424개 세부종목에서 655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2002년 부산대회(769명)에 이은 역대 두번째 규모다. 한국 대표할 태극 전사들 가운데는 사연이 남다르거나 독특한 이력을 가진 선수들도 많다.
# 유일한 형제
형제·자매 선수는 전국체전과 같은 국내 종합대회 때마다 단골 화제 메뉴이지만 국가대표에서는 드물다. 도하 대표팀에서도 레슬링 코치와 선수로 함께 참가하는 김인섭(33)-정섭(31) 형제가 유일하다.
세계선수권을 2연패하고 4년전 부산대회 그레코로만형 66㎏에서 금메달을 딴 스타인 김인섭은 올림픽과 인연이 닿지 않아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현재 그레코로만형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동생 정섭은 그레코로만형 84㎏급에서 방콕대회 동메달, 부산대회 은메달리스트로 도하에서 금메달의 한을 풀 작정이다. 형이 지도하고 동생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장면을 기대해본다.
배구계의 얼짱 자매로 유명한 한유미(24·현대건설)-송이(22·도로공사) 자매는 아쉽게 동생만 카타르에 간다. 언니 한유미는 지난 9월 열린 2006 한국배구연맹(KOVO)컵 양산 프로배구대회에서 여자부 우승과 함께 MVP에 선정됐지만 무릎 부상의 여파로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 4년 전 체조에 나란히 참가했던 양태영(26)-태석(24) 형제는 형 태영만이 금메달에 도전한다. 당시 동생은 금메달을 따고 형은 컨디션 난조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 재일교포·귀화선수·해외파
소트프볼의 홍유희(21·일본 토카이카구엔대)는 선수단에서 유일한 재일교포 선수다. 2003년 한일 교류전 때 일본팀으로 참가했다가 한국 국적을 갖고 있는 것을 안 협회가 국가대표로 영입했다. 2004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는 홍유희의 활약으로 3위를 차지했다. 팀내 에이스 투수로 도하에서 목표인 동메달 획득이 그녀의 어깨에 달려 있다. 4년전 부산대회에서 김영순 김직미(이상 투수) 박진리(포수) 등 재일교포 3세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단 바 있다.
탁구의 귀화선수인 곽방방(26)은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2003년 결혼한 남편 김승환은 아쉽게 국가대표에 뽑히지 못해 부부 동반 참가는 무산됐다.
핸드볼은 해외파가 많다. 2001년 올해의 선수로 뽑히는 등 세계적인 스타인 윤경신(33·함부르크)과 한경태(31·베른무리)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중이다. 일본 다이도스틸에서 뛰고 있는 백원철(29)과 이재우(27)도 대표팀에 합류한다. 여자 핸드볼에서는 허영숙(31·KIF 콜딩)과 허순영(31·오므론)이 유이한 해외파다.
# 최연소·최고령·최다 참가자
10대 후반, 20대의 혈기 넘치는 선수들 틈에 50대 국가대표 선수도 있다. 당구의 스누커 잉글리쉬 빌리아드에 출전하는 박승칠(54)은 최고령 대표. 아들·딸 또래의 선수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하는 셈. 스누커 잉글리쉬 빌리아드는 3개의 공을 이용해 점수를 획득하는 포켓볼의 일종이다.
반면 중학생 국가대표도 있다. 요트 여자 옵티미스트의 이경진(13·대천서중1)이 최연소 선수. 남자 옵티미스트에는 학교 1년 선배인 박민혁(14·대천서중2)이 참가한다. 옵티미스트는 15세 이하만 참가할 수 있는 종목으로 중학생 대표가 탄생하기 마련이다. 수영에는 성인들과 실력을 겨뤄 태극마크를 딴 중학생이 있다. 최혜라(15·방산중3)는 접영(100m·200m)에, 백수연(15·본오중3)은 평영(50m·100m·200m) 출전한다.
사격의 박병택(40)은 90년 북경대회부터 카타르까지 5회 연속 참가 영광을 안았다. 90년 금2개 은2개, 98년 금1개 은1개를 획득한 바 있다. 야구 드림팀의 이병규와 박재홍은 3회 연속 출전.
한편 최장신은 농구의 서장훈(207㎝)이고 유도 무제한급 백철성이 최중량(135㎏), 여자 체조의 한은비(16)는 최단신(143㎝)과 최경량(30㎏) 2관왕이다.
한용섭 기자 [orange@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