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초아, 소렌스탐 상대로 2타차 역전극

“소렌스탐을 이길 수 있다”던 ‘멕시코의 박세리’ 로레나 오초아(25)가 정말 애니카 소렌스탐(36·스웨덴)의 눈물을 쏙 뺐다.

오초아는 지금까지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던 68차례 대회에서 47승을 거둬 역전을 좀체 허용하지 않았던 ‘여자지존’ 소렌스탐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시즌 5승과 함께 올해의 상금왕을 사실상 확정했다.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GC 캐년코스(파72·6645야드)에서 벌어진 LPGA투어 2006 삼성월드챔피언십(총상금 87만5000달러) 최종 4라운드.

전날 소렌스탐에 3타 뒤진 단독 2위에 머물렀던 오초아는 이날 이글 1개·버디 5개로 7언더파 65타의 데일리베스트 샷을 뿜어내며 합계 16언더파를 기록. 소렌스탐(스웨덴·14언더파)을 2타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일주일 전 고국에서 열린 코로나모렐리아챔피언십을 제패한데 이어 2연승을 거둔 오초아는 시즌 5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로 나섰고 21만8750달러의 우승상금을 받아 시즌 상금누계를 234만2872달러로 늘려 상금왕 1위를 질주했다. 2위 소렌스탐(190만6126달러)과는 무려 43만6746달러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는 11월말 ADT챔피언십까지 시즌 잔여 5개 경기에서 소렌스탐이 상금순위를 뒤집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초아는 이날 1번홀(파4) 버디에 이어 3번홀(파5) 이글. 그리고 5번홀(파4) 버디를 뽑아내 3타차로 앞서 있던 소렌스탐을 따라 잡았다. 이후 7번홀(파5)과 9번홀(파4)에서 1타씩을 줄인 소렌스탐이 다시 2타차로 달아났지만 승리의 여신은 10번홀(파4)에서 오초아에게 미소를 보내기 시작했다.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트린 소렌스탐은 벙커샷마저 길게 날아가 그린에 올리지 못하면서 1타를 잃은 반면 오초아의 15ｍ 거리의 버디 퍼트는 거짓말처럼 홀에 빨려 들어갔다. 다시 공동선두로 올라서면서 기세가 오른 오초아는 11번홀(파4)에서 버디를 보태 단독 선두로 나섰다. 시소게임의 승부는 15번홀(파5)에서 갈렸다.

오초아가 3온 한 뒤 3ｍ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반면 소렌스탐은 그린 에지에서 시동한 버디 퍼트가 빗나간데 이어 1.5ｍ 파 퍼트마저 홀을 외면했다. 3타차의 여유를 잡은 오초아는 남은 3개홀을 차분하게 파로 막아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후반 들어 결정적인 퍼트를 잇따라 놓치면서 고전한 소렌스탐은 16번홀(파3)에서 1타를 줄여 2타차로 좁혔지만 승부를 다시 뒤집기에는 남은 홀이 모자랐다.

LPGA투어 사상 단일 대회 최다승(6회 우승)과 대회 3연패. 그리고 통산 70번째 우승을 노리던 소렌스탐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낚아냈지만 결정적인 순간 나온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는데 그친 소렌스탐은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서 모두 놓치고 말았다.

한국선수 가운데서는 신인왕 이선화(20·CJ)가 4언더파로 공동8위에 올라 유일하게 톱10에 들었다. 미셸 위(17·한국명 위성미·나이키골프)는 합계 5오버파로 17위에 그쳤다.

최창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