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스 애니카 소렌스탐, 멕시코의 박세리….'
'여자지존' 애니카 소렌스탐의 LPGA투어 사상 단일 대회 최다승(6승)은 물론 통산 70승의 금자탑, 그리고 6년 연속 LPGA투어 상금왕 타이틀 획득까지 모조리 물거품을 만들어버린 로레나 오초아(25·멕시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GC 캐년코스(파72·6645야드)에서 벌어진 LPGA투어 2006 삼성월드챔피언십(총상금 87만5000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3타차의 열세를 극복하고 소렌스탐을 상대로 역전 우승을 일궈낸 오초아의 저력은 어디에 있는가.
한마디로 오초아는 아마추어 시절 미국 대학 무대를 석권했고, 2003년 신인왕까지 차지하는 등 골프팬이 거의 없었던 멕시코에 골프 열풍을 불러 일으킨 멕시코 스포츠계의 최고 스타 플레이어.
그는 소렌스탐, 박지은(27·나이키골프) 등과 동문으로 골프 명문 애리조나대를 졸업하고 LPGA에 뛰어 들었으며, 대학시절 8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해 NCAA의 신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
2003년도에는 낸시 로페즈상을 수상했다. 멕시코에서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골프유학을 떠나온 오초아의 아마추어 시절은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3년차인 지난해까지 3승을 올리는데 불과해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데뷔 첫해 루키로서는 24개 대회에 출전 23개 대회에 컷을 통과, 상금 82만5240달러를 획득하며 9위에 올라 그 가능성은 충분히 선보였다. 이어 2004년에는 상금랭킹 3위, 2005년에는 4위에 랭크되는 등 LPGA투어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그리고 오초아는 올해 불 같은 상승세를 타며 상금왕과 다승왕 뿐 아니라 시즌 평균타수 1위에게 주는 베어트로피, 그리고 올해의 최우수선수 등 4관왕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프로데뷔 4년만에 소렌스탐을 추월하고 있다.
오초아가 이처럼 급상승을 탈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흔들림없는 스윙 때문이다. 무엇보다 장타자이면서도 드라이브 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높고, 그와 함께 아이언 샷(그린적중률 75% 1위)도 정확하다는 점이다. 여기에 과감한 퍼팅력도 가지고 있다.
168cm의 키와 가냘픈 몸매에서 뿜어나오는 드라이버 샷(평균 270.9야드· 5위)은 커다란 체구를 가진 선수들을 무색하게 할 정도이다. 손목을 사용한 코킹을 극대화하여 볼을 타격하는 것이 일품이다. 오초아의 스윙을 보고 있으면 마치 스페인의 세르히오 가르시아의 파워 샷을 연상하게 한다.
완벽한 체중이동을 바탕으로 균형잡힌 피니시 동작을 선보이는데 골프의 전설 벤 호건의 모습과도 흡사하다. 특히 손목의 코킹을 임펙트 바로 직전까지 유지하면서 임팩트 순간에 이를 강력하게 릴리스하면서 양팔을 쭉 펴주는 동작은 그의 파워의 원천이다.
최창호 기자 [chchoi@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