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5000만 원.
한국시리즈 우승 4회에 빛나는 김재박 감독(52)이 최고 대우를 받고 친정팀 LG 사령탑으로 전격 복귀했다. 김 감독은 20일 LG 트윈스와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5억 원, 연봉 3억 5000만 원에 계약했다.
김 감독의 연봉은 8개 구단 감독 중 최고액, 또 총액 15억 5000만 원은 2004년 말 삼성과 5년간 총액 15억 원에 계약한 선동열 감독을 넘어서는 사상 최고액이다. 현역 감독 중 한국시리즈 최다우승 경력을 자랑하는 김재박 감독이 명실상부하게 한국 최고대우를 받고 서울팀 감독으로 화려하게 입성한 것이다.
LG는 시즌 후 김재박 감독을 비롯해 여러명의 지도자를 신임 감독 후보군에 올려놓고 논의를 거듭했다.결국 LG에서 선수생활을 해 구단 스타일에 정통한 데다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 등 탁월한 지도력을 가진 김 감독을 최종 낙점했다. 지난해 현대가 7위로 추락해 올해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됐지만 젊은 선수들을 조련해 정규 시즌 2위라는 좋은 성적을 낸 것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김영수 LG 사장은 "김재박 감독이 LG 그룹이 추구하는 일등 LG를 실현할 수 있는 명장이라 판단했다.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영입 배경을 밝혔고 김재박 감독은 "힘있는 야구, 깨끗한 야구, 신바람 야구를 부활시켜 무적 LG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LG 컴백 후 불편했던 과거사를 뒤로하고 팀 재건을 이끌지도 관심사다. 그는 1982년 MBC(LG 전신)에 입단해 91년까지 최고의 유격수로 이름을 날리다 92년 구단 고위층의 만류를 뿌리치고 태평양으로 이적했다.
이후 15년간 LG와는 인연이 없었다. LG는 올해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를 차지하는 수모를 겪었다. 내년 그룹 창립 60주년을 맞아 LG 부활의 중책을 김 감독에게 맡긴 것이다.
1992년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는 종신계약을 맺은 바비 밸런타인 감독이 구단주와의 불편한 관계를 보이자 내쳤다가 2005년 컴백시켜 우승을 일군 사례가 있다. LG와 다시 손잡은 김 감독이 얼마만큼 빠른 시간내에 팀을 재정비할 지 지켜볼 일이다.
LG는 23일 오후 2시 잠실구장 내 구단사무실에서 김재박 감독 취임식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한용섭 기자 [orange@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