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프로축구가 막을 내렸다. 정규리그와 컵대회를 합쳐 297경기를 치른 2006 프로축구는 각종 기록들을 토해냈다.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는 성남이 차지했으며. 컵대회는 FC 서울이 정상에 올랐다. 우성용(33·성남)은 16골로 정규리그 득점왕에 올랐으며. 슈바(대전)는 정규리그 8도움으로 도움상에 올랐다.
하지만 기록에는 득점. 도움 같은 것들만 있는것은 아니다. 2006 프로축구를 수놓은 이색 기록을 살펴보았다.
▲‘반칙왕’ 오범석
가장 파울을 많이 범한 ‘반칙왕’은 누굴까. 노련한 수비수를 상상하기 쉽지만 예상 밖으로 올해의 반칙왕은 22세의 젊은 수비수 오범석(포항)이다.
미드필드와 오른쪽 수비를 오간 오범석은 올시즌 33경기에 출장해 128개의 파울을 범했다.경기당 4차례 가까이 파울을 범한 셈이다. 파울 2위 슈바를 18개차로 제치고 무난히 1위에 올랐다. 오범석은 옐로카드도 무려 10개를 받아 김한윤(서울·11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역대 한시즌 최다 파울 기록은 지난 1999년 김진우가 기록한 142개다. 하지만 김진우는 무려 43경기에 출장했기 때문에 경기당 파울수에서는 오범석에게 뒤진다. 만일 오범석이 43경기에 출장했다면 약 170개의 파울을 기록할 수 있었다.
파울이 많다는 게 축구에서는 꼭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상대의 역습을 사전에 차단하는 영리한 파울은 수비수에게 꼭 필요한 재능 가운데 하나. 박태하 포항 코치는 “오범석은 파울이 많지만 페널티킥을 내준 파울은 단 한개도 없었다. 주로 미드필드에서 범한 파울이 많다”며 “활동량이 풍부하고 센스가 좋아 앞으로도 포항의 주축이 될 선수”라고 평가했다.
오범석은 아시안게임 대표로 카타르 도하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오범석의 터프한 수비를 주의깊에 살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듯.
▲‘철인’ 장학영
축구 선수는 한 경기를 뛰면 보통 3~4kg씩 몸무게가 빠진다. 그래서 한 시즌 단 한경기도 빠지지 않고 전경기에 출장하는 기록은 대개 골키퍼의 차지가 되기 일쑤다. 올시즌에도 마찬가지다. 김병지(서울)·최은성(대전)·이정래(경남)이 매 경기 골문을 지켰다. 그런 점에서 성남 포백라인의 왼쪽을 지킨 장학영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장학영은 올시즌 무려 42경기에 출장하는 ‘철인’같은 체력을 과시했다. 그 중 41경기가 풀타임 출장이었으며 교체 출전은 지난 10월 3일 경남전서 후반 13분 교체로 물러난 한 경기에 불과하다. 장학영은 “수비수와 부딪히며 발목을 다쳐 못뛰게 됐다.
그 때문에 이란과의 대표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다행히 회복이 빨라 다음 K리그 경기에는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병지는 120경기 연속출장 기록을 세우고 있다. 역대 최고 기록은 이용발의 151경기. 김병지가 올해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내년 연속 출장기록의 새역사를 쓸 수 있다.
▲그 밖의 흥미로운 기록들
최고의 ‘스나이퍼’는 대구의 황연석이다. 대구의 장신 공격수 황연석은 올시즌 10경기에 출장해 모두 4차례 슈팅을 쏘았다. 그리고 그 중 무려 3골이 골망에 적중했다. 75%의 놀라운 성공률이다. 강용(광주)은 8번 슈팅을 때려 4골을 작렬하며 50%의 성공률로 뒤를 이었다.
오프사이드 덫에 가장 많이 빠진 선수는 대전의 슈바다. 슈바는 32경기에 출장해 45번이나 오프사이드 함정에 빠졌다. 한 경기에 1.5회꼴로 오프사이드를 범한 셈이다. 골을 향한 욕심과 조급함이 드러나는 기록이다.
올시즌 자책골은 박규선(울산) 마토(수원) 등 모두 11차례 나왔으며. 드라간(인천)은 지난 9월 23일 바나나킥으로 코너킥을 직접 골로 연결시키는 진기한 장면을 연출했다.
해트트릭이 유난히 적었다는 것도 올시즌의 특징. 지난 9월 23일 오장은(대구)이 전북전서 올해의 유일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