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가 명문팀이라는데 토를 달 사람은 없다. 21세기 들어 벌써 3차례 우승을 거뒀다.
그러나 뉴잉글랜드가 '지루한 챔프들(Boring Champs)'이라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몇몇 분석가들은 뉴잉글랜드가 우승하면 재미가 그만큼 반감된다고 주장한다.
경기 내용도 그렇지만 감독 빌 벨리칙, 쿼터백 탐 브레이디 등 팀 멤버들이 모두 모범생 이미지의 '재미없는 캐릭터'라는 것이다.
팬들은 이번에 맞붙게 되는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쿼터백 페이튼 매닝이 우승해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그래야 NFL이 전체적으로 재미가 있어지고 인기도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다. 매닝과 브레이디. 인기만을 놓고 따진다면 사실 매닝이 월등히 앞선다. 같은 카드 광고를 찍어도 반응이 확연히 다르다.
매닝의 '매스터 카드' 광고는 매번 기발하고 유머러스하지만 브레이디의 '비자 카드'는 썰렁하기 짝이 없다. 최근 브레이디의 광고는 잘 나오지도 않는다. 그래서 매닝에게는 "때는 지금이다."
AFC 챔프전 21일 오후 3시30분(한국 시간 22일 오전 8시30분)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14승4패) at 인디애나폴리스 콜츠(14승4패)
'이제는 이길 때가 되지 않았나.' 콜츠가 지난 주 볼티모어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어렵게 AFC 챔프전에 올랐지만 콜츠 팬들은 걱정과 긴장 속에 한 숨을 쉬고 있다. '천적'인 뉴잉글랜드가 또 앞에 떡 버티고 있으니 불안감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동안 공개적으로 매닝을 밀어준 해설자들도 매닝의 우승 징크스가 달갑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CBS 애널리스트 부머 이자이전은 "만약 매닝이 이번에도 지면 A-로드 옆 집으로 이사가라고 권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콜츠는 탐 브레이디가 뉴잉글랜드 쿼터백으로 뛰면서 플레이오프 대결에서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페이튼 매닝이 '우승 반지가 없다'는 비아냥을 듣는 것도 따지고 보면 다 뉴잉글랜드 탓(?)이다. 최근 3년간 두 번이나 플레이오프서 탈락시켰다. 정규 시즌을 합치면 12번 만나 10번 졌다. 뉴잉글랜드의 절대우세다.
지난 2004년에도 터치다운 패스 49개로 시즌 신기록을 세우며 하늘 높은 줄 모르던 매닝을 AFC 챔프전에서 인터셉트 4개로 톡톡히 망신을 줬다. 당시 콜츠는 14-24로 졌고 이듬해도 디비전 플레이오프에서 3-20으로 패했다. 토니 던지 콜츠 감독보다 빌 벨리칙 뉴잉글랜드 감독이 매닝에 대해서 더 훤히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이번 AFC 챔프전에서는 콜츠의 우세를 점쳐본다. 콜츠는 올시즌 플레이오프 들어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색깔있는 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40년간 최악의 러싱 디펜스팀이라는 비아냥을 받았지만 플레이오프 들어 러싱 디펜스가 평균 63.5야드만 내주고 있다. 2연승의 원동력이었다. 매닝은 터치다운 1개, 인터셉트는 무려 5개나 허용해 '정규 시즌용'이라는 누명을 벗지 못했지만 이번에야말로 제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콜츠가 최근 뉴잉글랜드전에서 2연승을 거둔 것도 이제 '뉴잉글랜드 징크스'에서 많이 벗어났음을 보여준다. 특히 콜츠는 뉴잉글랜드로부터 건네받은 주무기가 있다. 바로 키커 아담 비나티에리다.
NFL 사상 최고의 클러치 키커로 불리는 비나티에리는 볼티모어전에서 필드골 5방을 날려 승리를 안긴 일등공신이다. 뉴잉글랜드에 2개의 수퍼보울 결승 필드골을 날려줬던 비나티에리가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 필드골을 날릴 지도 주목된다.
◇NFC 챔프전 21일 낮 12시(한국 시간 22일 오전 5시)
▶뉴올리언스 세인츠(11승6패) at 시카고 베어스(14승3패)
세인츠는 2006~07 NFL 시즌의 새로운 '아메리칸 팀'으로 각광받고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뉴올리언스 시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창단 첫 수퍼보울을 노리는 세인츠가 철벽 수비를 자랑하는 시카고 곰들의 방패를 뚫을 수 있을 것인가가 관전 포인트다. 도박사들은 베어스의 2.5점차로 근소한 우세를 점쳤다.
세인츠 쿼터백 드루 브리스는 NFL 최고인 4418야드를 던지며 26터치다운 11인터셉션을 기록했다. 브리스의 어깨도 좋고 레지 부시, 듀스 맥캘리스터의 러닝 게임도 으뜸이다. 뉴올리언스는 또 윌 스미스, 찰스 그랜트, 브라이언 영, 스캇 샨리 등 색에 능한 수비수가 4명이나 있어 충분히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
베어스는 쿼터백 렉스 그로스먼이 여전히 불안한게 걸린다. 맹수같은 수비를 자랑하는 베어스는 지난주 시애틀전에서는 러닝백 션 알렉산더에게 100야드 이상 뚫리며 부진했다. 러비 스미스 베어스 감독은 브리스에게 블리츠를 가할 것인지, 아님 지역 방어를 할 것인지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화씨 35도 이하의 추운 날씨 속에 치러질 예정이다.
일간스포츠USA=원용석 기자
정리=장윤호 특파원 [changyh@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