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생긴 두 여자가 서로를 바라보며 씩 웃는다. KBS 2TV <개그콘서트> ‘미스터리 극장’에서 유체 이탈 연기. ‘뒤풀이 개그’에서 황진이 개그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한민국 최초의 일란성 쌍둥이 개그우먼 강주희·강승희 자매(24)는 쌍둥이만이 가능한 개그로 일약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을 유명하게 한 것은 황진이 개그. 두 사람은 KBS 2TV 드라마 <황진이> 의 백무와 매향으로 변신해 대화를 주고 받으며 김영애·김보연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흉내냈다.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랄 정도로 똑같았고. ‘황진이 개그’가 각종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24일 <개그콘서트> 성탄 특집부터 콤비가 됐다. 강주희는 KBS 공채 개그맨으로 2003년부터 활약해왔지만 동생 강승희는 쇼호스트 출신의 일반인. 이상호·이상민 쌍둥이 형제가 진행하는 미스터리 극장에 두 쌍둥이 자매가 특별 출연으로 ‘스스스’하는 효과음과 함께 유체 이탈 연기를 선보이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강주희는 “갈갈이 박준형의 팬이었던 4년 위 친언니가 개그맨들을 만나볼 요량으로 공채에 지원했다. 나 보고 상대역을 해달라고 해서 같이 나갔다가 나만 되고 언니는 떨어졌다. 이번에는 유체 이탈 개그가 재미있을 것 같아 내가 동생 승희를 꼬셔서 무대에 세웠다. 그런데 나보다 일반인에 불과했던 승희가 더 인기 있어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외모만 똑같지 성격은 전혀 다르다. 언니 강주희(동국대 방송연예과)는 목소리가 허스키하고 아무하고나 잘 어울리는 화끈한 성격인 반면. 동생 강승희(단국대 연극영화과)는 목소리가 낭랑하고 참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식성이나 이상형도 정반대다. 언니는 피자·스파게티 등 서양 음식을. 동생은 순두부·감자탕 같은 토종 음식을 먹는다. 특히 강승희는 남다른 이성관을 가지고 있다. “예전부터 퉁퉁한 남자를 좋아했다. 정종철도 이상형이었는데 결혼했으니 할 수 없고. 요즘은 오지헌이 좋다. 그렇게 말하니 오지헌이 안 믿기는 하지만”이라고 강주희가 대신 말해준다.
이들은 아직 히든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장윤정과 판박이 외모인데다 장윤정과 똑같이 트로트를 부른다. 언젠가 뒤풀이 개그에서 써먹을 예정이다. 백무가 누구인지 아직도 헛갈려 하는 시청자들을 위한 이들의 마지막 고백. “백무는 승희다.”
장상용 기자 [enisei@ilgan.co.kr] 사진=김진경 기자 [jink@ilgan.co.kr] 개그콘서트> 황진이>개그콘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