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피자는 ‘피자’고 이탈리아식은 ‘피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워낙 두 나라의 피자 스타일이 달라서 나온 농담이다. 우리가 접하는 피자는 대개 미국식이다.
도(dough)를 두껍게 만들고 기름진 토핑이 많은 패스트푸드 스타일을 말한다. 우리 입에 익숙한 맛이다. 하지만 정통 이탈리아식을 먹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촉촉하면서도 바삭한 맛이 살아 있는 도와 간결한 토핑의 풍미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 정통 스타일의 피자가 전해진 경로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일본을 통해서이고. 다른 하나는 이탈리아에서 직접 들여온 경우. 아무래도 후자가 더 ‘오리진’이다.
이탈리아에서 피자는 우리나라의 자장면처럼 값싸고 맛있는 외식거리다. 우리가 먹는 둥그런 피자(pizza rotonda)는 저녁에만 판다. 점심에 파는 피자는 대개 조각 피자이다. 둥그런 피자는 도가 얇아서 한 사람이 한 판을 다 먹는다. 둥근 피자를 조각으로 잘라서 먹는 스타일은 미국식의 변형으로 이탈리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조각 피자(pizza taglia)는 점심이나 간식으로 먹는데. 대체로 도가 두꺼운 대신 크기가 작다. 테이크아웃 해서 손에 들고 먹는 패스트푸드다.
이탈리아에서 피자를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제공된 칼과 나이프로 썰어 먹는 것이다. 나눠 먹는 음식이라기보다 기호에 맞춰 서로 다른 맛의 피자를 각자 시켜 먹는다.
이탈리아의 피자는 두께로 보면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도가 두꺼운 것(그렇다고 미국 피자처럼 두껍지는 않다)은 나폴리식. 얇은 것은 그 외 지방식으로 보면 된다. 오리지널 나폴리안 피자는 도가 상당히 두껍다. 그렇지만 싸구려 기름을 쓰지 않아 담백하고 고소하다. 이런 두꺼운 도의 피자는 장작 화덕에 구워야 더욱 맛이 좋다. 나폴리식은 터프한 맛을 자랑하고. 다른 지방식은 섬세하고 세련된 맛으로 대별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피자를 만드는 사람을 ‘피자이올로’라고 부르는데. 기술자 대우를 한다. 단순한 일을 반복해서 하되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보통 피자 도 한 장을 펴는데 5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롤러를 사용하거나 밀대로 미는 것은 초보자이다. 이렇게 손으로만 빠르게 펼친 도라야 촉촉한 맛이 더하다. 보고 있으면 거의 예술의 경지다.
우리나라의 피자는 어떤 모습일까. 서울에서 소문난 피자집 여섯 곳을 방문했다. 토핑의 종류는 업소마다 다르므로 이탈리아 피자의 기본인 마르게리타로 통일했다.
마르게리타는 피자의 얼굴이고. 다른 피자라고 해봐야 토핑이 달라지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선정한 피자집은 디마테오(대학로)·라타볼라(이태원)·라볼파이야(이태원)·피칸테(서래마을)·톰볼라(서래마을)·스타세라(도산공원). 이상은 여러 매체에서 가장 맛있는 이탈리아 피자를 만드는 곳이라고 소문난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