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들이 운영하는 미국의 부동산 투자 기업인 ‘프로스테이트 홀딩 컴퍼니(pro-state holding company)’가 한국의 프로야구단 인수를 추진하면서 현대 유니콘스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오는 2월 4일 회사 실무진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계획인 가운데 과연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외국 기업이 야구단을 운영하게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사례를 비추어 외국 기업의 프로야구단 인수 가능성을 전망해 본다.
▲쌍방울 사태의 재판?
8년 전인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가 극심한 재정난을 겪으며 매각 대상에 오르자 프로야구계는 구단 수가 7개로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당시 박용오 KBO 총재와 유종근 전북도지사 등이 레이더스의 인수 기업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다수의 국내 기업과 미국의 투자가 그룹들이 협상 대상에 올랐다.
특히 해외 기업에는 당시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제리 콜란젤로 구단주가 투자가 그룹에 포함돼 있는가 하면 세계적인 팝 가수 마이클 잭슨도 쌍방울 소유 무주리조트와 함께 야구단 인수에 관심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규정상으로는 문제 없다
KBO는 ‘프로스테이트 홀딩 컴퍼니’의 제안을 받은 뒤 내부 규정을 검토한 결과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1999년 7월 19일 KBO 이사회에서 야구규약 제7조의 ‘한국 국적을 갖지 않은 자의 지주 총계는 자본 총액의 49%를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을 삭제하기로 결정해 외국 기업에 대한 문호를 완전 개방했기 때문이다.
당시 쌍방울 구단의 매각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해 외국 기업이 국내 프로야구단을 소유할 수 있는 길을 터준 셈이었다. 그러나 외국 기업의 입성은 끝내 성사되지 못한 채 2000년 SK가 인수가 아닌 창단 형식으로 쌍방울 구단을 떠안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그렇다면 걸림돌은
KBO 관계자는 23일 외국 기업의 인수에 대해 “무엇보다 기업의 재무 구조와 신뢰도·사업 내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프로야구단을 1년 정도 반짝 하다가 되파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안정되게 운영할 수 있느냐 여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99년 쌍방울의 경우에도 몇몇 외국 기업들이 구단을 인수한 뒤 프리미엄을 붙여 재매각하려는 의도를 보여 KBO와 나머지 구단들의 반대를 불렀다.
KBO 측은 그러나 “99년과는 상황이 좀 다르다. 당시에는 국내에 인수 가능 기업이 몇몇 있는 편이었으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 아울러 동포들이 운영하는 회사라는 점에서도 거부감이 다소 줄어들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