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시즌은 ‘부활의 해’가 될 전망이다. 정민태(현대)·이종범(KIA)·마해영(LG)·조성민(한화) 등 한때 각 팀을 대표하며 야구판을 호령했던 부진의 터널을 뚫고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여기서 낙오되면 이젠 끝장’이라는 절박감 속에서 나온 그들의 플레이는 시범경기서부터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시즌 개막을 달아오르게 만든다. 이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선수가 바로 KIA의 조경환(35)이다.
1998년 롯데로 입단한 조경환은 2년차인 99년부터 거인 타선의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거포로서 이름을 날렸다. SK로 트레이드된 뒤에도 2003년 23홈런을 때려내며 심심찮은 방망이 실력을 과시했었다.
그러나 2004년을 기점으로 부상과 부진으로 두터운 SK 외야진의 벽을 뚫지 못하고 2군을 전전하다 지난해 웨이버공시돼 KIA 유니폼을 입었다. 2005년 후반기 반짝한 것도 잠시. 5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3푼1리에 4홈런 19타점은 왠지 그의 이름 앞에 초라해 보였다.
결국 배수의 진을 치고 덤벼든 올 시즌이 그에겐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아직까지 출발은 좋다.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서 침묵한 조경환은 3번째 경기인 20일 LG 마산전에서 대타로 나와 첫 안타를 기록하더니 이후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21일 경기서 2루타 1개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을 친 데 이어 22일 광주 삼성전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 3연승을 이끌었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상승곡선을 그리니 대우도 달라졌다. 21일 홍세완에 이어 6번을 친 조경환은 22일 경기에서는 4번 타자 서튼 바로 뒤인 5번으로 기용됐다.
그렇다고 조경환의 입지가 완전히 굳어진 것은 아니다. 좌익수로 서튼이 들어가면 선발 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서정환 감독은 지명타자로 지난해 쏠쏠한 펀치력을 보여준 이재주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조경환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다면 좌익수든 지명타자든 자리를 꿰찰 수 있다.
일단 서 감독은 “현재 타자 중에서 조경환의 배팅 스피드가 가장 빠르다. 올 시즌 기대를 해볼 만하다”고 흡족해 하고 있다. 조경환이 방출의 설움을 딛고 오뚝이 인생을 열어젖힐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