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이 잘걸리는 질병은 뭘까? 가장 흔한 질환은 운동기 질환이다. 경주마는 퇴역하기전까지 매일같이 반복되는 조교훈련과 각종 경주에 참여하기 때문에 관절부위를 많이 상하게 된다. 또 음식물이 장에서 막히는 산통은 말의 가장 주된 사망원인이다. 얼마 전 영화 각설탕의 주인공 천둥이도 산통으로 죽었다.
말들도 아프면 병원에 간다. 서울경마공원에 있는 경주마보건원은 말 종합병원이다. 경주마보건원에 가게될 낌새를 눈치채면 덩치 큰 말들도 어린아이들처럼 가기 싫어서 벌벌 떤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사람보다 서 너 배나 큰 말의 각종 질환은 어떻게 치료할까? 대부분은 약물을 통해서 치료하지만 심각한 경우에는 수술에 들어가게 된다. 말의 수술은 사람의 수술과 거의같다. 차이가 있다면 말을 들기 위한 장비,수술대 등의 규모가 초대형이라는 것이다.
말의 무게가 500kg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말의 특성 때문에 대부분의 수술은 전신마취로 진행되는데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도 최소 4명의 수의사가 필요하고, 4~5시간을 넘기기 일쑤다.
말의 관절수술 현장 분위기는 긴박감이 넘친다. 운동선수가 선수인생을 걸고 수술대에 오르면 관계자들이 안절부절 하는것 처럼 관절질환에 걸린 유망한 말의 수술날짜가 잡히면 마주·조교사·기수도 애가 탄다. 담당 의사들도 초긴장상태에 돌입한다.
수술의 성공 여부에 따라 경주마로서의 재기는 물론이고 한생명의 삶과 죽음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이다. 수술 결과가 좋지 않아 재기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작년 미국경마에서 삼관마로 유력했던 명마 바바로처럼 안락사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영우 수의사는 "최선을 다해 치료했는데도 죽어가는 말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한다. 말이나 사람이나 의사에게는 병으로 고통받는 똑같은 환자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