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여신'으로 우아하게 변신한 장진영이 진짜 신전에서 CF 촬영을 시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방영되고 있는 2007년형 하우젠 에어컨 '바람의 여신' 새 CF에서 모습을 드러낸 신전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 신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남동쪽으로 약 85㎞ 가량 떨어진 지중해의 작은 마을 파에스툼(Paestum: 그리스명 포세이도니아)에 위치해 있다.
기원전 6~7세기 고대 그리스의 식민 도시였던 이곳은 그리스 유적이 원형 그대로 잘 보존돼 있어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이다. 오랫동안 바다에 잠겨 있던 이곳은 발견된 지 불과 200~300년밖에 되지 않아 2500년이라는 오랜 세월에도 불구, 어떤 그리스 신전보다 보존 상태가 훌륭하다는 평이다.
그런데 이곳은 지금껏 광고 촬영이 허가된 적이 없어 촬영 허가를 받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게다가 어렵게 허가를 받은 이후에도 촬영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지난 3월 20일부터 3박 4일간 진행된 촬영은 고대 그리스 신전에 나타난 '바람의 여신' 장진영의 우아하면서도 위풍당당한 모습을 비추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녀가 몰아치는 바람과 자욱한 안개 속에서 유유히 신전 안을 거닐면 거센 돌풍도 그녀의 카리스마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는 컨셉트였다.
그런데 연중 온화한 기후로 알려진 나폴리에 느닷없이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번개가 내려치기 시작했다. 급기야 우박까지 떨어지면서 체감 온도는 섭씨 0도를 밑돌았다. 나폴리 지방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기후 변화에 현지 스태프마저 당황했다고 한다.
날씨 때문에 가장 고생을 한 것은 다름 아닌 모델 장진영. 얇은 시폰 원피스만을 걸친 채 살을 에는 칼바람과 사투를 벌여야 했기 때문이다. 추위에 피부가 새파랗게 질려 보는 사람이 안쓰러워 할 정도였다.
하지만 바람의 여신처럼 표정만은 구름 위를 떠가는 듯 행복하고 평온해 보였다. 그녀는 촬영이 끝난 뒤 "2500년 된 고대 신전의 신성한 기운을 받은 덕분인지 진짜 여신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촬영 내내 몰아쳤던 강한 바람은 어떤 특수 효과도 낼 수 없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해 주기도 했다. 흐린 하늘과 바람을 배경으로 장진영의 우아하고 도도한 자태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스태프는 물론 촬영을 지켜봤던 관광객들조차 "진짜 바람의 여신이 나타난 것 같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삼성전자 측은 "07년형 하우젠 에어컨의 애칭인 '바람의 여신'을 보다 강렬하게 보여 줄 수 있고, 바람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제품의 특징을 신적 이미지에 담아 보여 주기 위해 실제 그리스 신전에서의 촬영을 결정했다"라고 이번 촬영지 선택의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