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어렸을 적 남모른 곳에서 몰래 이런 소원 빌어 본 적 없나? 잔소리가 싫다고, 주름 지고 거친 손이 싫다고, 동화 속 마법처럼 '싹~' 사라지기를 바랐던 시절이 있을 법하다. 엄마의 큰 사랑을 모른 채 말이다.
그런데 정말로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달 1일부터 방송되고 있는 중앙방송(대표 김문연) 케이블·위성TV Q채널의 '이브의 선택 5'/ 새 코너 'Mom Swap 엄마를 바꿔라!'는 서로 다른 가정의 두 엄마가 일정 기간 서로 맞바꿔 생활해 보는 리얼리티 쇼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가족 구성원들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때로는 재미있게 때로는 의미심장하게 그려진다.
■운동 가족 엄마 vs 먹보 가족 엄마
"딩동 딩동." 퇴근한 아빠가 초인종을 누른다. 네 살·여섯 살·열두 살의 삼남매는 슬슬 몸을 풀기 시작한다. 운동 준비 완료. "얍! 얍!" 구호와 함께 태권도가 시작된다. 덤블링도 넘는다. 아빠와 함께하는 운동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삼남매 엄마 박혜영씨네 가족.
이들 운동 가족은 저녁 6시 반 이후엔 일체의 음식을 금한다. 치킨·피자와 같은 또래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한두 달에 한 번 있는 특별한 외식 때만 접할 수 있다. 아이들의 장난감은 운동 기구. 로봇이나 인형 대신 집안 곳곳이 운동 기구다. 일상생활이 운동으로 이루어진 운동 가족인 것이다. 남편은 물론 아이들조차 아무런 불평 불만이 없다.
"뚜뚜뚜 뚜~." 9시를 알리는 신호음. 뉴스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먹보 가족 엄마 김명리씨 가족이 야식을 먹는 시간이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군만두와 통닭 등을 맛있게 먹는다.
운동 가족과 정반대 생활을 하는 김씨는 서울의 한 병원에서 방사선사로 일하는 남편과의 사이에 중학생인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이들의 식탁은 그야말로 고기 잔치. 아이들은 세 끼 반찬에 고기가 올라와 있지 않으면 밥을 먹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식비가 만만찮다.
살찌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는 있지만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이들 가족은 그래서 번번히 다이어트에 실패했다. 먹성을 이겨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가족 중 유일하게 비만 탈출에 성공한 사람은 바로 남편. 4년 전부터 힙합과 밸리 댄스에 열중이다.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운동을 권하지만 전혀 통하지 않는다. 움직이는 것 자체를 싫어하다 보니 남편의 말을 콧등으로 흘려들을 뿐이다.
■'음식과의 전쟁' 무사히 넘어갈까?
이렇게 완전히 다른 가족의 두 엄마가 서로의 집을 바꿔 일주일간 '새엄마'가 된다. 운동 가족 박혜영씨는 "비만 걱정을 왜 해요?
저녁 6시 이후에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매사 부지런히 움직이면 따로 다이어트를 할 필요도 없어요"라며 자신만만하다. 먹보 가족 김명리씨도 할 말이 많다. "한창 자라는 아이들이잖아요. 잘 먹어야 잘 크죠. 다이어트요? 그건 그 다음 문제죠."
'새엄마'로 사는 일주일 동안 전반부는 원래 집의 방식대로 살고, 후반부는 새엄마의 방식대로 살아야 한다. 물론 상대방 아빠들도 예외일 수 없다. 이들 두 가족은 과연 새엄마의 새 방식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가족간에 벌어질 '음식과의 전쟁'도 기대된다.
Q채널의 자체 제작 프로그램인 '이브의 선택 5'/의 코너로 고정 방송되는 'Mom Swap 엄마를 바꿔라!' 제2탄 '운동 가족 엄마 vs 먹보 가족 엄마'는 다음달 5일(화) 밤 9시부터 방송된다. 두 가정에서 펼쳐지는 엄마 바꾸기 이야기는 4주에 걸쳐 지켜볼 수 있다.
한편 5월 한 달 동안 방송된 이 프로 제1탄 '외동딸 엄마 vs 9남매 엄마' 편은 열흘간 진행되면서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방송이 나간 이후엔 "맘 스왑 시간이 기다려진다", "우리 가족을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을 만큼 사랑하게 됐다"는 등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음을 고백하는 글들이 게시판을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