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내가 달린다. 끝이 없는 양 달린다. 연인과 헤어진 상실의 아픔을 달리기로 달랜다. 온몸으로 눈물을 흘리고 싶다며 달린다. 눈에서 눈물이 마를 때까지 달린다. 슬픔마저도 멋진 모습으로 승화시키는 이 사내는 현빈이다.
■20대 여성을 사로잡아라
그런데 이 광고, 무슨 CF인 걸까? 달리는 현빈만 줄곧 보여 주다니 …. 마지막에 "스무 살의 불을 잠재운다. 하늘의 물, 하늘보리"라는 카피를 듣고 비로소 "아하"하고 탄성을 지르게 된다. 바로 하늘보리가 몸과 마음의 갈증을 해소해 준다는 것 아닌가. 실제로 하늘보리의 원료인 보리는 몸의 화(火)와 열을 낮추는 기능을 한다니 딱 들어맞은 셈이다.
최근 음료 시장의 모델은 인기 스타들의 각축장이 된 듯하다. 비·전지현·정우성·아이비 …. 하늘보리가 선택한 모델은 현빈이다. 어떤 이유일까? 광고 제작사 측에선 "차 음료를 즐겨마시는 20대 여성이 선호하면서 감성적 연기를 소화해 낼 수 있는 스타가 필요했다"라고 한다.
드라마 '내사랑 삼순이'에서 삼식이로, 또 '눈의 여왕'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쳐 보였던 현빈이 첫손으로 꼽혔다. 더군다나 수영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와 185㎝의 훤칠한 키는 끊임없이 달려야 하는 광고 컨셉트에 제격이었다.
■달리고 또 달리다
하늘보리 광고의 촬영은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남쪽에 위치한 섬나라인 몰타 공화국에서 진행됐다. 영화 '트로이'·'뮌헨'·'글래디에이터'의 로케이션 장소로 지중해의 환상적 자연 또한 볼거리다.
첫날 촬영은 엠디나성에서 현빈이 좁은 골목을 뛰는 장면부터 시작됐다. 좁은 골목에 맞춰 카메라는 4륜 바이크 위에 설치됐다. 현빈은 빠른 바이크를 따라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준비운동 없이 딱딱한 대리석 바닥을 구두를 신고 전력 질주한 결과 다리에 문제가 생겼다. 물리치료사를 불러 촬영 중간중간 다리 상태를 체크하며 촬영을 했다. 이날 현빈은 200~300m의 거리를 거의 50~60회를 달려 총 15㎞ 가까이 뛴 셈이다.
이튿날 또 뛰어야 했다. 발레타시의 성벽과 해안 절벽 옆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그런데 전날 너무 달린 탓인지 현빈은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였다. 그래도 카메라가 돌아가니 열심히 달린다. 스태프는 그의 프로정신에 박수를 보냈다. 현빈은 자신을 안타까워하는 제작팀에게 "하늘보리 광고라 목은 안 말라 다행"이라며 멋적게 웃기까지 했다고.
영국과 한국에서 편집·녹음 등의 작업을 마친 광고는 기존 음료 광고와는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어 화제다. 현빈 주연의 몰타 올로케이션 하늘보리 광고는 극장에서 1분짜리로 볼 수 있어 그가 얼마나 힘들게 촬영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현빈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