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 부산 광안리에서 '바다축제'의 메인 행사로 열리는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7 전기리그 결승전의 1등 상금 8000만원의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까.
이번 결승전은 정규리그 1, 2팀인 삼성전자와 르까프가 이변없이 맞붙게 됐다. 스타 선수 출신으로 '누나'같은 리더십을 발휘해 1위를 일궈낸 김가을 삼성전자 감독과 탤런트 안연홍과의 '핑크빛 사랑' 공개에 이어 "우승 후 팬들 앞에서 공개청혼하겠다"고 깜짝 발표한 조정웅 르까프 감독의 탐색전을 점검해본다.
■ "우승하면 결혼" vs "팬 앞에서 공개 청혼"
"삼성전자가 우승해 조정웅 감독의 공개 프로포즈를 못보게 하겠다."
김가을 삼성전자 감독은 2005년 후기리그 결승에 올라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래서 나온 말이 "김가을 감독은 우승하면 결혼한다"는 소문이다. 그는 "남자 친구가 있다"는 설에 대한 대답은 회피하면서 조정웅 르까프 감독의 "우승 후 팬 앞에서 공개 청혼은 결코 못볼 것"이라고 염장을 질렀다.
조정웅 감독도 가만 있지 않았다. "남의 앞길을 막아도 유분수지. 반드시 우승해 김가을 감독을 샘나게 해주겠다."
양팀은 색깔이 비슷하다. 송병구·이성은(삼성전자)와 오영종·이제동(르까프)라는 확실한 원투 펀치가 있고, 어느 팀보다 팀플레이에서 강점을 보인다. 그래서 두 감독 모두 "4세트 송병구와 오영종 경기가 승부의 분수령"이라는 걸 인정했다. 송병구는 올 프로리그 전기에서 다승 개인 3위(15승 4패)를 내달렸고, 오영종(14승 7패)은 스타리그에서 임요환을 꺾고 우승해 큰 경기에 강하다.
양팀은 상대 전적이 4:4에 세트 전적 17:16, 이번 시즌엔 1:1이어서 박빙이다. 그러나 양 감독은 개인전에 스리펀치인 박지수(10승 8패)가 있는 르까프가 유리하고, 팀플레이는 이창훈-박성훈(31승 16패·승률 66%)의 '훈훈조합'과 이재황-임채성(11승 4패·승률 73%)이 있어 삼성이 강하다는 데 동의했다.
■ 김가을 4-0, 조정웅 4-2 "내가 이긴다"
'이제동이 이기면 그 경기를 이긴다'는 '이제동 법칙'에 대해서도 설전이 오갔다. "2경기를 제외하고 17경기에서 이 법칙이 다 들어맞았다. 각오하라"는 조 감독의 선공에 김 감독은 올해는 "꿈도 꾸지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김 감독은 "최종전인 7차전으로 가면 에이스 결정전에서 8승 1패로 3승 3패인 르까프보다 삼성전자가 절대 우세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전기리그 감독상을 거머쥔 김 감독은 "3경기를 잡으면 4-0으로 이기고, 6세트 중 5세트가 같은 종족전인데 5세트에서 저그 이제동(15승 7패)의 대항마로 W3우승 경험과 큰 무대에 강한 테란 장용석(1승 무패)을 내세운 것을 유의해달라.
한두 경기 지면 6경기에서 끝내 4-2로 승리할 것"이라며 "이미 모든 준비는 끝났다. 광안리에서 팀 최초 우승을 따내 삼성전자가 명문 팀임을 만천하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탤런트 안연홍과의 사랑 파워로 기세를 타고 있는 조 감독은 "팀플레이에서 한 세트만 이겨도 우리가 우승한다. 에이스 대결인 송병구-오영종의 4경기서 이기면 4-2로 우승할 것"이라며 "7년 동안 광안리 결승 무대만 생각했다. 모기업의 근거지요 고향인 부산에서 우승컵을 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 20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이후 부산 광안리는 'e스포츠의 영원한 메카'다. 뜨거운 여름 바다에서 올해는 또 어떤 신화가 탄생할지 팬들은 '꿈의 무대' 광안리를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