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MLB인사이드] 톰 글래빈과 송진우 그리고 300승 투수 멸종론
통산 658게임에 등판해 4287⅓이닝을 던지며 299승197패 평균 자책점 3.49를 기록 중인 뉴욕 메츠의 좌완 톰 글래빈(41)이 6일 리글리 필드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전에 선발 등판해 300승 고지 2차 등정에 나선다.
19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 최다승 투수는 201승의 한화 송진우이다. 세상에 우연은 넘치도록 많다지만 송진우와 톰 글래빈은 1966년생 동갑에 같은 좌완이다.
톰 글래빈은 1987년 8월17일 메이저리그를 밟았고 송진우는 1989년 4월12일 대전구장에서 롯데를 상대로 프로 데뷔전 완봉승을 거두며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해 한국 야구 최초로 200승을 돌파한 그는 올시즌 2일 현재 승리없이 2패 1세이브, 통산 2844이닝에서 201승 145패 103세이브를 마크하고 있다.
올시즌에도 9승6패, 평균 자책점 4.38로 건재한 톰 글래빈과 가장 비교되는 것은 송진우가 세이브 기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톰 클래빈은 단 한차례의 구원 등판 없이 658게임에 모두 선발 출장했으며 20년이 넘도록 부상자 명단(DL)에 오른 기록도 전혀 없다.
메이저리그 최다승 투수는 511승의 사이 영이고, 2위는 417승의 월터 존슨이다. 300승 투수는 최근에 1990년 놀란 라이언과 2003년 로저 클레멘스, 그리고 2004년 그렉 매덕스 등 3명 밖에 나오지 않았이다.
톰 글래빈의 300승 달성은 역사상 23번째가 된다. 다음에 가장 근접해 있는 투수는 애리조나의 좌완 랜디 존슨인데 284승을 기록 중인 그는 지난 달 27일 시즌 종료를 선언하고 2년 연속이 될 허리 수술을 받기로 했다.
43세의 그는 은퇴 의사가 없다며 300승에 집착하고 있으나 야구가 본인 마음대로 되면 400승인들 못할까?
메이저리그의 통계 분석 전문가인 빌 제임스는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300승 투수 탄생 가능성을 '톰 글래빈 혹은 랜디 존슨 중 한명. 혹은 둘 다 가능하고, 아마도 300승을 거둘 것이다.
그러나 다른 현역 투수들 가운데 언젠가 300승을 기록할 수 있는 투수는 겨우 한 명 정도가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 한 명이 랜디 존슨이 될 가능성도 있어 300승 투수 멸종론이 점점 유력해지고 있다.
5인 선발 로테이션과 불펜의 적극적인 활용, 스테로이드와 성장 호르몬으로 무장한 대형 타자들의 존재로 투수들의 300승 도전이 불가능한 목표가 돼 가고 있다.
과거에는 매년 20승을 15년 하면 도달하는 승수로 300승을 정의했으나 지금은 15승씩을 무려 20년 계속해야 하는 수치가 됐다.
현대 야구에서 20승이 그 만큼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톰 글래빈은 1993년 애틀랜타 시절 22승, 송진우는 1992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 때 19승이 한 시즌 최다승이었다.
그해 송진우의 성적에는 17세이브가 포함돼 있다. 한국 야구가 전문화 되기 전의 단계였다.
로스앤젤레스= 장윤호 기자[changyh@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