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에는 역대 최다인 203개국(이전은 99년 스페인 세비야의 202개국)에서 3200여명(선수·임원 포함)이 참가해 모두 47개의 금메달(남자 24개, 여자 23개)을 놓고 9일간의 열전을 벌인다.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3대 스포츠제전으로 꼽히는 세계육상선수권은 2011년 대구가 개최권을 가져와 국민들의 인지도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역대 최약체로 평가되는 11명의 선수가 참여하지만 이번 대회를 재비상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회의 하일라이트를 종목별로 정리했다.
◁스프린트(허들)
▲남자=가장 빠른 인간을 뽑는 불꽃 튀는 레이스의 두 주인공은 세계기록(9초77) 보유자인 아사파 파월(자메이카)과 미국 챔피언인 타이슨 가이다. 올 시즌 각각 5번의 레이스에서 무패를 기록 중인 두 주인공은 올해 처음 맞붙는다.
기록 상으로는 파월이 앞서고 역대 5번 만나 모두 파월이 승리했지만 가이의 상승세가 무섭다. 올 시즌 상반기 최고 기록을 냈고 비록 풍속 초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9초76의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무릎 부상에서 복귀한 파월은 시즌 9초90의 기록에 5번의 레이스 중 3번이나 9초대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무섭다. 파월-가이의 맞대결 카드는 1987년 대회에서 칼 루이스와 벤 존슨이 맞붙은 이후 최고의 스프린트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2강에 도전하는 복병은 바하마의 데릭 애트킨스. 올해 처음 9초대를 기록한 그는 자신의 기록을 9초95까지 끌어올렸다.
110m허들에서는 중국의 류샹이 앞서 있다는 평가이지만 미국챔피언인 테렌스 트람멜과 쿠바의 데이런 로블스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올라오고 있어 당일 컨디션이 승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200m는 3강 체제. 가이가 19초62로 가장 빠른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나 그의 훈련 파트너였던 월러스 스피어먼이 19초82로 바짝 쫓고 있다. 주니어 세계기록 보유자인 유세인 볼트 역시 19초75로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400m는 세계챔피언이자 올림픽챔피언인 제레미 워리너가 스톡홀름 대회에서 역대 3위의 43초50 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에 가장 근접해 있다. 여기에 미국 랭킹 2·3위인 안젤로 테일러(44초05)와 라숀 메리트(44초06)가 추격하는 형국이다.
▲여자=100m는 지금까지 3회나 10초대를 기록했고 현역 최고기록(10초89)를 보유한 베로니카 캠벨과 미국 챔피언인 토리 에드워즈(10초90)가 금메달을 다툴 것이 확실하다.
200m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인 앨리슨 펠릭스(올시즌 22초18)와 400m 랭킹 1위인 산냐 리차즈(22초43)가 돋보이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스톡홀름 대회에서는 펠릭스가 리차즈에 승리를 거뒀다. 복병은 올림픽 챔피언인 캠벨(최고기록 22초39).
◁중거리 종목
▲남자= '미국의 희망' 알란 웹(24)이 미국에 1500m 첫번째 메달을 선사할지가 관심사. 웹은 파리육상에서 3분30초54의 시즌 최고 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3분32초44의 기록을 보유한 다니엘 킵치르치르(케냐)와 현 세계챔피언인 라시드 람지(바레인)가 도전하는 형국이다.
800m는 안개 속이다. 러시아의 류리 보라코프스키와 케냐의 윌프레드 분게이가 기록 상 앞서는 가운데 알란 웹, 음부라에니 물라우드지(남아공), 유세프 사드 카멜(바레인), 아민 랄루(모로코) 등이 서브-1분44초 기록으로 역전을 노린다.
▲여자=800m는 율리야 크레브선(우크라이나·1분57초63)과 올가 코틀랴로바(러시아·1분58초14)가 올 시즌 가장 좋은 기록을 작성했지만 관록의 마리아 무톨라(모잠비크·1분58초21)을 무시할 수 없다. 러시아 랭킹 2위인 스베틀라나 체르카소바(1분58초37)도 복병.
1500m에서는 러시아의 타티아나 토마쇼바(4분02초8)가 세번째 타이틀을 가져갈지가 관심사. 공교롭게도 현재 랭킹 1위인 자국의 옐레나 소볼레바(3분57초30)와 율리야 치첸코-포멘코(4분00초7)가 강력한 도전자로 나서고 있다.
◁장거리 종목
▲남자=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차·25)의 1만m 3회 연속 우승 여부가 하일라이트. 전설의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다. 그러나 역시 자국의 실레시 시히네, 게브레그지아브헤르 게브레마리암, 타디세 톨라가 독주 체제에 언제 딴지를 걸지 모른다.
5000m에서는 최강자인 베켈레가 출전하지 않는 가운데 지난 대회 동메달리스트인 호주의 크레이그 모트람이 1987년부터 계속돼온 아프리카의 금메달 독식을 막을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 대회 준우승자인 시히네와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2003년 챔피언)가 우승권에 근접해있다.
▲여자=2006년 헬싱키대회에서는 티루네시 디바바(에티오피아)가 5000m와 1만m 두 종목을 사상 처음으로 동시 석권해 화제를 모았다. 디바바는 이번 대회에서 3번째 5000m 타이틀, 1만m에서는 두번째 타이틀에 도전한다. 1만m에서는 메스타웨트 투파, 5000m에서는 숙명의 라이벌인 메세렛 드파가 디바바에 도전한다.
◁마라톤
남자 마라톤에서는 헬싱키 대회에서 2연패에 성공한 자우아드 가리브(모로코)가 3연패로 세계 마라톤에 자신의 족적을 확실히 남길지가 최고의 관심사다. 최근 몇년간 출전하는 레이스마다 꾸준히 2시간 7분대를 기록하는 등 기복이 없어 가능성은 적지 않다. 세계선수권 2연패는 아벨 안톤(스페인)이 함께 보유하고 있는 중이다.
도전자는 올해 2시간 7분대를 처음으로 기록한 헨드릭 라말라(남아공), 라반 킵켑보이(케냐·2시간08분38초), 지난 해 2시간 6분대를 기록한 훌리오 레이(스페인) 등이다.
여기에 홈무대의 이점을 안은 오쿠타니 와타루, 수와 토시나리가 자국의 자존심을 걸고 출전한다.
여자 마라톤은 현 세계선수권자인 폴라 래드클리프가 나오지 않아 김이 빠졌다. 그러나 2003년 챔프인 캐더린 은데레바(케냐)가 우승할 경우 여자 최초의 2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우게 된다.
그러나 이 종목은 개최국인 일본의 도전이 무섭다. 일본은 최근 5개 대회 중 4개 대회를 석권한 여자 마라톤 강국. 토사 레이코(2시간22분46)가 일본의 선두 주자다.
이밖에 2시간20분47초의 러시아 기록을 보유한 갈리나 보고몰로바가 은데레바의 기록 수립을 막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점프 종목
▲여자=블랑카 블라시치(23··크로아티아)의 독주 체제. 14개 대회 중 13개 대회를 석권했고 기록이 2.07m까지 올라가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다. 1987년 코스타디노바가 세운 20년 묵은 세계기록(2.09m)이 깨질지도 관심사다.
장대높이뛰기에서는 세계기록 보유자인 이신바예바(시즌 최고기록 4.91m)가 우뚝 서있는 가운데, 미국의 신예이자 탁월한 미모의 제니퍼 스투친스키(4.88m)가 거세게 도전한다.
멀리뛰기에서는 러시아의 3총사인 류드밀라 콜차노바(7.21m), 타니아나 레베데바(7.15m), 타티아나 코토바(6.90m)가 메달 색깔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남자=남자 높이뛰기는 전통적으로 안개속이다. 시즌 최고 기록(2.35m)을 작성한 스테판 홀름(스웨덴)이 다소 앞선다는 평가 속에 러시아의 야로슬라브 리바코프 등이 2.34m를 뛰어 넘은 적이 있어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
장대높이뛰기에서는 지난 대회 준우승자인 브래드 워커(5.95m)가 다소 앞서 있고 호주의 스티브 후커와 폴 버지스가 나란히 5.91m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어 금메달을 다툰다.
멀리뛰기에서는 랭킹 1위(8.66m)인 그리스의 루이스 차투마스가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어빙 살라디노(8.53m)가 올 시즌 6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해 금메달이 유력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