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박 LG 감독은 시즌 후 FA(프리 에이전트) 시장으로 나오는 두산 김동주(31)에게 벌써부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팀의 제격인 중심타자"로서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LG에 필요한 3루수 겸 중심타자로는 현대 정성훈(27)이 더 제격일 듯하다.
정성훈은 올 시즌 '쌍둥이 천적'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22일까지 LG전 16경기에 나와 타율 4할2푼4리(59타수 25안타)에 2홈런 18타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성적이 2할9푼에 12홈런 62타점이니 LG전에서 얼마나 힘을 내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최동수의 극적인 만루포로 LG가 승리한 22일 수원경기에서도 정성훈은 LG를 괴롭혔다. 선발 박명환을 상대로 4회 역전 투런 홈런을 쏴올렸다. 선두타자로 나선 7회에는 2루타를 치고 나가 3득점의 물꼬를 텄다.
종합적인 성적도 김동주에 견줄만하다. 김동주는 타율 3할2푼5리에 17홈런 67타점을 마크하고 있다. 정성훈이 각 부문에서 조금씩 뒤지고 있긴 하나 6번 타순에 위치한 점을 감안하면 엇비슷하다.
1999년 KIA에 입단한 정성훈은 2003년 현대로 트레이드된 뒤 심정수를 벤치마킹해 대형 3루수로 거듭나고 있다. 시즌 최고 타율은 2003년의 3할4푼3리이고, 최다 홈런은 2005년에 기록한 17홈런. 친정팀 KIA는 "정성훈을 돌려달라"고 생떼를 부리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군면제 혜택을 받은 정성훈은 아직 FA연수로는 올 시즌이 8년차로 내년 시즌 후 FA가 된다.
최근 요미우리행이 솔솔 묻어나오고 있는 김동주가 시즌 후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한다면 김재박 감독으로선 정성훈을 타킷으로 삼을 만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