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정보 회사의 상층 회원들은 만남을 갖기까지 어떤 절차를 거칠까? 해답은 듀오에서 찾았다. 지난해 한 전문 조사 기관에서 실시한 결혼 정보 회사 시장 점유율 조사에서 62%로 1위를 차지, 비교적 객관성 있게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가입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은 노블레스 클럽으로 회원의 약 70%가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을 만큼 상위 레벨이었다..
■컨설턴트 미팅
회원 가입에 앞서 컨설턴트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데이터 폼을 작성했다. 크게 자기 소개, 상대 희망 조건, 가족 사항, 성격·성향 테스트로 이뤄져 있었다. 총 160여 개의 문항으로 15분 정도 소요됐다. 이날 작성한 주요 프로필은 다음과 같다.
▲나이: 25세 ▲직업: 인턴 기자 ▲거주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대학: 연세대 졸업 ▲가족 사항: 1남 1녀 중 장녀 ▲취미: 공연 관람 ▲종교: 불교 ▲이상형: 경영학 마인드가 있고 반드시 가족이 화목할 것. 운전을 잘했으면 좋겠음.
■계약
컨설턴트가 노블레스 클럽을 추천했다. 노블레스 클럽은 두 종류로 6회(236만 5000원)와 11회(346만 5000원)가 있었으며 남성은 더 많은 횟수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성혼 사례비가 포함돼 있다. 6회짜리로 계약했다.
■신원 인증
재직증명서·호적등본, 졸업증명서가 필요했다. 재직증명서는 직접 제출했다. 나머지 것들은 정확한 인증을 위해 결혼 정보 회사에서 해당 기관에서 직접 발급받는다고 했다.
■멤버스 클럽 가입
홈페이지에 마련된 회원 전용 멤버스 클럽에 가입했다. 일종의 커뮤니티였는데 상대의 프로필과 활동 내역을 볼 수 있다.
■커플 매니저 전화
담당자는 2명이다. 처음 만났던 컨설턴트가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 주고 계약을 맡았다. 커플 매니저는 만남을 책임졌다. 커플 매니저에게 이상형을 얘기했다.
커플 매니저는 프로필 매칭과 한 달에 두 번 있는 미팅 파티를 추천했다. 미팅 파티는 30쌍의 남녀가 호텔에서 자리를 옮기며 만나는 사교 모임이다. 진행 시간만 5시간 정도여서 한 번에 여러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매칭
이메일로 3명의 프로필을 받았다. 직업은 각각 공인회계사·행정 사무관·컴퓨터 프로그래머였다. 세 명의 주요 프로필은 다음과 같다.
-프로필 1 ▲나이: 26세 ▲직업: 행정 사무관 ▲거주지: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학력: 서울대 졸업 ▲가족 사항: 1남 3녀 중 막내 ▲취미: 음악 감상·독서 ▲종교: 무교
-프로필 2 ▲나이: 27세 ▲직업: 공인회계사 ▲거주지: 서울 동작구 사당동 ▲학력: 고려대 졸업 ▲가족 사항: 1남 1녀 중 막내 ▲취미: 운동 ▲종교: 무교
- 프로필 3 ▲나이: 30세 ▲직업: 컴퓨터 프로그래머 ▲거주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학력: 고려대 졸업 ▲가족 사항: 외아들 ▲취미: 산악 자전거·음악 감상 ▲종교: 무교
프로필 3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선택했다. 취미로 산악 자전거를 타고 "조금 여유로워지면 남을 도우며 살고 싶다"라는 자기 소개가 마음에 들었다. 커플 매니저가 "소프트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한 남성이다","집안도 좋고 외모도 뛰어난 정말 멋진 남성 분'이라고 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만남
상대방 성명, 핸드폰 번호, 미팅 일시와 장소가 적힌 메일이 왔다. 복장, 시간 엄수, 회원 활동 등에 대한 질문을 삼가라는 조언도 있었다.
세미 정장을 입고 예정된 시간보다 5분 전에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첫 만남은 압구정동에서 세련된 분위기로 정평이 난 카페 레스토랑에서 가졌다.
자기 소개를 하고 스포츠·음악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해 얘기했다. 학교나 가족 사항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신상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상대방은 큰 키에 외향적 성격을 지녔다. 식사 속도가 느린 편인 나와 비슷하게 식사를 끝낸 점이 특히 맘에 들었다. 다섯 살이라는 나이 차는 서로의 대학 생활을 비교하는 재미있는 얘깃거리가 되기도 했다. 다음날 커플 매니저에게 상대방의 호감도를 얘기했고, 상대방이 날 어떻게 생각했는지 역시 들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