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정보 회사 CEO들은 상류층 대상 서비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엄앵란·손숙·김혜정·이웅진 등 유명 결혼 정보 회사 대표 네 사람과 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가상 좌담회를 열어 그들의 생각을 엿봤다.
-상류층 대상 서비스(닥스클럽: 살롱·스타클래스, 웨디안: 노블·프레스티지, 듀오: 노블레스 오블리주·노블레스 플래티늄, 선우: 특별·명문가)는 어떻게 운영되며 주로 누가 가입·이용하는지 궁금합니다.
이웅진 선우 CEO(이하 이): "특별·명문가 회원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난 6월 데릴사위를 연상케 하는 사윗감 찾기는 상류층 결혼 문화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킨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1000억원대의 자산을 가진 아버지가 딸의 사윗감을 찾기 위해 의뢰했는데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에 저 자신도 놀랐을 정도니까요."
엄앵란 닥스클럽 대표 컨설턴트(이하 엄): "싱글 중 1~2% 정도를 스타클래스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20억~30억 정도 되는 사람들이죠. 최근 PB·증권 애널리스트 등 금융계에 종사하는 분들이나 학원 강사 등이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김혜정 듀오 CEO(이하 김): "상류층이라면 나름대로 자신이 대한민국 1%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노블레스 플래티늄 서비스는 그에 걸맞게 이벤트나 매칭에 심혈을 쏟고 있습니다. 또 다른 상급 프로그램인 노블레스 클럽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서비스는 주로 전문직 종사자·고시 합격자·벤처 기업 CEO 등이 회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의 조건은 생각하지 않고 신데렐라가 되려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요.
김: "물론 그런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건 차이와 만남의 횟수는 반비례합니다. 다시 말해 조건 차가 클수록 만남의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죠. 회사 처지에서는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손숙 웨디안 CEO(이하 손): "맞습니다. 결혼 정보 회사는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곳으로 개인의 선호를 100%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항상 만족을 드리기는 힘듭니다."
엄: "설령 그렇게 해 결혼에 이를지언정 그 결혼이 행복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겠죠. 주변에서 자주 듣는 중산층 여성이 재벌가인 시댁으로부터 무시당하고 산다는 이야기를 '강 건너 불구경' 보듯 무작정 신분 상승을 노리는 이들을 볼 때엔 안타깝기만 합니다."
-일반인들은 상류층 대상 서비스에 대해 대체적으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데릴사위제를 '경제력으로 사람을 사는 것이 아니냐'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결혼 문화가 현실적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생기는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을 전제로 한 선택이 아니라 '처부모도 부모'라는 인식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엄: "일반인들의 부정적 인식을 부추긴 데에는 이른바 '마담 뚜'들의 존재가 한 원인을 이루고 있지 않나 봅니다. 무리한 성혼 사례비를 요구하는 류의 폐단은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결혼 정보 회사는 투명성과 신뢰성이 생명입니다. 저희 회사뿐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이를 철저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김: "'조건으로 사람을 거래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속상합니다. 더구나 이 때문에 결혼 정보 회사에 대한 전체적 인식마저 부정적인 듯한데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결혼 정보 회사가 철저한 인증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고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손: "적정한 만남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편견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방안의 하나로 이익의 일정 부분을 미혼모나 결손 가정을 돕는 데 쓰고 있기도 하고요. 부정적 인식이 단기간에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모이면 큰 성과를 이룰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