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미국, 러시아 제치고 육상선수권 종합 1위 유력
냉전 체제가 붕괴되기 시작한 90년대 이전에 올림픽은 체제 경쟁의 무대였다. 세계육상도 마찬가지였다.
미국과 러시아(구 소련), 서독과 동독은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엘리트 선수들을 국가 차원에서 육성했다. 1983년 헬싱키, 1987년 로마, 1991년 도쿄 대회에서 1~3위는 항상 미국과 러시아, 동독이 차지했고 1993년 슈투트가르트 대회부터는 미국과 러시아의 2강 체제였다.
전반적으로는 미국의 우세가 돋보였지만 2001년 에드먼턴 대회와 2003년 파리 대회에서는 러시아가 미국에 간발의 차로 앞섰다.(메달 집계가 아닌 종합순위 기준·종합순위는 금메달에 8점을 주고 다음부터 1점씩 줄여 결승8위에는 1점을 주는 방식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2005년 헬싱키 대회에서는 미국이 248점, 러시아가 218점으로 3개 대회만에 1위 자리를 가져왔다.
이번 대회에서도 중반까지는 양국이 치열한 접전을 펼친 가운데 31일 오전 현재 미국(134점)이 러시아(93점)와 격차를 벌려가고 있다. 남은 종목 대부분도 미국의 강세 종목이라 미국의 종합1위는 확실해 보인다.
▲남자·트랙의 미국
미국은 남자들이 강세인 가운데 특히 스프린트 종목이 메달밭이다. 남자 100m·200m의 타이슨 가이, 남자400m허들의 케론 클레멘트, 여자100m 허들의 미셸 페리 등이 금메달을 안겼다.
남자 1500m에서는 케냐 태생으로 귀화한 버나드 라갓이 미국에 이 종목 99년만의 금메달을 안겼고, 남자 포환던지기에서는 리스 호파가 금메달을 땄다. 금메달 6개.
이밖에 여자 100m의 로린 윌리엄스가 자메이카의 베로니카 캠벨에 뒤져 은메달에 머물렀고 카멜리타 지터가 뜻밖의 동메달을 수확해왔다.
▲여자·필드의 러시아
러시아는 은메달 1개를 제외한 모든 메달을 여자선수들이 가져왔다.
이신바예바가 장대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비롯해 여자 멀리뛰기의 타티야나 레베데바, 여자 3000m장애물의 예카테리나 볼코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특히 여자 멀리뛰기에서는 금·은·동을 싹쓸이했고 여자 3000m 장애물에서 타티야나 페트로바도 은메달을 보탰다.
남자 높이뛰기의 리바코프는 1위 도널드 토마스(바하마)와 2m35로 동률을 이뤘지만 시기차에서 뒤져 은메달에 머물며 그나마 남자 선수 체면을 지켰다. 여자 원반던지기에서는 다리야 피시차니코바가 은메달을 땄다. 러시아의 메달은 3000m장애물을 제외하면 모두 필드에서 나왔다.
▲남은 종목 미국 절대 강세
미국은 31일 열리는 남자400m에서 제레미 워리어 등의 선수들이 싹쓸이를 노리는 것을 비롯해 남자110m허들, 남녀 4x100계주, 남녀 4X400m계주, 여자 200m 등에서 절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5~6개 정도의 금메달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러시아는 역시 여자 선수들의 막판 스퍼트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가 금메달을 기대하는 종목은 남자 50㎞경보, 여자 1500m, 여자 세단뛰기 등이지만 미국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오사카=박수성 기자 [mercury@ilga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