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잠실 홈경기에서 승리하면 어김 없이 흘러나오는 응원가다. 마치 오랜 인고의 세월을 이겨낸 '깜짝 스타'들의 눈물 겨운 인간 승리를 표현한 듯한 노랫말이다.
올시즌 두산이 초반 꼴찌에서 2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하는 돌풍을 일으킨 데는 예상치 못한 선수들의 맹활약이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이어 가을 잔치 첫 판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이대수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이 경험 부족의 우려를 잠재우고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두산에 이렇듯 '깜짝 스타'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깜짝 스타의 산실
두산이 젊은 유망주들의 등용문 노릇을 한 것은 비단 올시즌만이 아니다. 2005년 군입대한 구자운 대신 마무리를 맡은 정재훈이 일약 세이브 1위로 도약하고 신고 선수 출신의 손시헌은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06년에는 현대에서 방출된 이종욱이 도루왕에 올랐고, 고영민은 주전 2루수로 자리잡았다. 올시즌에도 임태훈·김현수·민병헌·채상병 등이 주전의 빈 자리를 메워주더니 14일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지난 4월 SK에서 트레이드된 이대수가 생애 첫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깜짝 스타'의 전통을 이어갔다.
▲엄격한 신상필벌
두산 선수들 사이에는 '노력하면 기회가 오고 방심하면 밀린다'는 인식이 굳게 뿌리내려 있다. 김경문 감독은 열심히 땀흘리는 선수들에게는 자상한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지만, 주전 자리를 확보했다고 해서 나태해지는 선수들에게는 가차 없는 자극을 가한다.
아울러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죽더라도 한 베이스 더 가서 죽어라"며 항상 적극적이고도 과감한 플레이를 주문한다. 가령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친 뒤 3루까지 뛰다 아웃돼도 아무도 질책을 하지 않는다.
이렇듯 자율·창조적인 야구를 중시하는 코칭스태프 덕분에 선수들은 위기 상황에도 주눅들지 않고 더욱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가족 같은 팀 분위기
최준석·이대수 등 최근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선수들은 한결같이 "팀 분위기가 바깥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좋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겨울 두산의 일본 전지훈련지에서는 최고참 선수의 이름 옆에 '바보'라고 쓴 낙서가 발견돼 화제가 됐다. 알고 보니 막내급 선수들이 장난을 친 것으로 고참 선수는 그저 웃어넘겼을 뿐이다.
스스럼 없는 두산의 선후배 관계가 잘 드러난 사례였다.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직원들 역시 선수들에게 마치 친형 같이 자상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예를 들면 김태룡 운영홍보부문 부장은 1990년대 매니저 시절부터 선수들이 어려울 때마다 가장 먼저 찾는 해결사이자 상담사 노릇을 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