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스가 세 번 웃은 까닭은.'
지난 14일 두산-한화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끝난 직후 잠실구장 내 인터뷰실. 양팀 감독이 다녀간 후 이날 경기의 수훈 선수인 두산 다니엘 리오스(35)와 이대수(26)가 인터뷰실로 들어왔다.
기자들의 질문은 정규시즌 22승에 이날도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리오스에게 집중됐다. 첫 질문은 "구심에게 물어보니 경기 초반에는 구위가 썩 좋지 않았다는데"였다.
통역을 거쳐 질문을 들은 리오스의 첫 반응은 '피식' 하는 웃음이었다. 이어 나온 대답은 "그것은 심판 생각이다. 나는 나쁘지 않았다"였다.
이어 한 기자가 "한화 크루즈에게 도망가는 피칭을 했는가"라고 물었다. 바로 직전 김인식 한화 감독이 "리오스가 정규시즌 막판부터 크루즈와 정면 승부를 피했는데 오늘 크루즈가 유인구에 배트를 내민 것이 패인이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리오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웃은 뒤 "전혀 도망가는 피칭을 하지 않았다. 4회 무사 1·3루 크루즈 타석 때도 윤석환 투수코치가 한 점 정도는 줘도 된다고 해서 편하게 던졌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웃음은 인터뷰 막판에 나왔다. 한 기자가 조심스레 "그동안 포스트시즌에 약한 편이었다"는 질문을 던졌다.
리오스는 정규시즌에서는 6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따내면서도 포스트시즌에서는 이날 경기 전까지 1승 4패, 평균자책점 4.91로 부진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도 "KIA가 2005년 리오스를 트레이드시킨 것은 포스트시즌에서 약하다는 이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리오스의 첫 반응은 불만 섞인 웃음이었다. 대답 역시 "포스트시즌에서 못 던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론에서 하는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당당한 자신감일까, 지나친 오만일까, 아니면 동·서양의 문화 차이일까. 국내 선수들에게서는 접하기 어려운 '그런 질문을 왜 하느냐'는 식의 웃음을 세 번이나 지켜본 20여 명의 기자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신화섭 기자 [myth@ilgan.co.kr]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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