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와 대화를 나누고, 차가운 알루미늄 강판 대신 겔(Gel) 소재의 차체, 앉으면 금방이라도 피로가 풀릴 듯한 안락의자 모양의 자동차. 공상 영화나 만화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새로운 발상이 미래를 연다(Catch the news, Touch the future)'라는 주제로 24일 개막한 제40회 도쿄 모터쇼에서는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성, 운전하는 재미, 더불어 친환경까지 고려한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다.
지난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이어 이번 모터쇼에서도 약속이나 한 듯 각 업체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연료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하며 하이브리드카·전기 자동차를 비롯해 친환경 엔진을 선보이는 등 친환경 축제(Green festival)를 펼치고 있다.
■일본 빅3 친환경 미래형 컨셉트카 강세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제너널 모터스·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빅3를 중심으로 진행된다면 다음 달 11일까지 계속되는 도쿄 모터쇼는 도요타·닛산·혼다 등 일본 업체들이 행사를 주도한다. 이들을 포함해 총 11개 국에서 241개 업체가 참가, 71개의 자동차 모델들이 전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한편 97개의 모델이 일본에서 처음 공개됐다.
닛산은 컨셉트카 4종을 포함한 신기술이 눈에 띈다. 쌍방향 인터페이스를 통해 운전자와 감정까지 교감할 수 있는 친환경 전기 자동차 '피보2', 젊은 층에 초점을 맞춰 경쾌한 스피드를 강조한 4인승 컴팩트 컴버터블 '라운드 박스', 모던 리빙 컨셉트를 바탕으로 우아한 디자인과 편의성을 강조한 '인티마', 전문가들을 의식해 운전자의 필요에 따라 인테리어의 변형이 가능한 'NV200'등 총 4종을 공개했다.
특히 피보2에 적용된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은 기존의 배터리에 비해 높은 에너지를 제공함에도 화학적 자극이 없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도요타에서 발표한 친환경 1인승 자동차 'i-real'은 차의 형태를 변형시켜 보도와 도로 모두 주행이 가능하다. 차량의 중량과 연비를 개선해 환경 부담을 'X분의 1'로 줄이겠다는 의미의 컴팩드 하이브리드카 '1/X', 차량 내 산소 농도 조절이 가능한 웰빙형 컨셉트카 'Rin'. 110V 가정용 전기로 충전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Hi-CT' 등 6대의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특히 렉서스의 컨셉트카 'LF-Xh' 는 RX400h의 뒤를 이을 차세대 고급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으로 주목받고 있다.
'끝없는 모빌리티의 기쁨'을 주제로 참가한 혼다는 컨셉트카와 신차를 포함해 총11종의 차량을 공개했다. 소형 하이브리드 컨셉트카 'CR-Z'가 1992년 단종된 CR-X의 혈통을 이어간다. I-vtec 가솔린 엔진과 IMA(Integrated Motor Assist) 전기 모터를 장착하여 양산형 모델로 사용될 계획이다. 넓어진 실내 공간과 한층 더 공격적 모습으로 변신, 데뷔 6년 만에 풀 모델 체인지된 '피트(Fit)' 또한 혼다의 자랑거리다.
이밖에 미국 빅3나 볼보·메르세데스-벤츠 등 외국 업체들도 다양한 모델의 친환경 차량으로 경쟁에 가세했다.
■현대차, 컨셉트카 '카르막'으로 친환경 대열에 동참
한국 업체 중 유일하게 이번 모터쇼에 참가한 현대자동차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크로스오버 컨셉트카 '카르막(QarmaQ)'을 전시했다.
독창적 디자인과 더불어 GE플라스틱사와 공동 개발한 강화 플라스틱을 차체 부품에 적용한 친환경 기술로 차량 중량, 연료 소비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감했다. 지난달 유럽 시장 판매를 시작한 i30이 일본 무대에서 첫선을 보였으며, 고급형 대형 버스 '유니버스'를 전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