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내내 내린 비와 수비 실책, 몸싸움과 퇴장으로 얼룩진 3차전이었다. SK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귀중한 첫승을 따내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있다-정규시즌 1위의 힘
두산이 초반 원정 2연전에서 연승을 거두자 "한국시리즈가 4차전에서 끝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역시 페넌트레이스 1위인 SK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1989년 단일시즌제 채택 이후 한국시리즈가 4승 무패로 끝난 경우는 모두 4차례. 그 중 정규시즌 1위 팀이 4연패를 당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90년 LG, 91년 해태, 94년 LG, 2005년 삼성이 모두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뒤 플레이오프 승자를 4승 무패로 꺾었다. SK는 3차전에서 승리함으로써 최소 1승을 확보해 정규시즌 1위팀은 4연패로 무너지지 않는다는 징크스를 지켜냈다.
△없다-행운의 여자 연예인 시구
두산은 올 시즌 홈 경기 때 유난히도 여자 연예인 시구 행사가 많았다. 팬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여자 연예인이 시구를 하는 경기에서 두산의 승률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에서는 14경기 중 무려 12경기를 이겼다.
두산은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도 각각 탤런트 홍수아와 박민영을 시구자로 내세워 연승을 거두며 승률을 87.5%(14/16)까지 끌어 올렸다. 이어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두산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협조를 얻어 여성 그룹 '원더걸스'에게 시구를 맡겼다. 그러나 결과는 1-9 대패. '여자 연예인이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두산의 기분 좋은 징크스가 무너지고 말았다.
잠실=신화섭 기자[myth@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