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김영만 한빛소프트 회장(사진)은 상기된 모습이었다. 요즘 북미·유럽에서 판매 순위 1~2위를 달리고 있는 자사 게임 '헬게이트 런던'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대작으로 밀었던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부진으로 한동안 침체되었던 한빛소프트가 헬게이트 런던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이한 까닭이다.
"지난달 31일 북미에서 패키지 판매에 들어간 헬게이트 런던의 초반 기세가 아주 좋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온라인에서의 업데이트다. 일반 유저들이 하루 3~4시간 게임을 즐긴다면 헤비 유저들은 밤을 새워 끝낸다. 그러면서 콘텐트가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이들을 위해 상용화를 1~2주 정도 템포를 조절할까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그랬다. 준비한 콘텐트를 다 소비하고 난 유저들이 일시에 빠져 버린 쓴맛을 맛본 탓인지 유저들을 위한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했다. 콘텐트에 대한 고려는 총 쏘는 게임(FPS) 요소와 MMORPG의 결합 게임이라는 헬게이트 런던의 독특한 장르 특성과도 연결된다.
"FPS 하드 유저들은 정통 FPS에 비해 타격감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 있다. MMORPG 유저들은 커뮤니티 부족을 말할 수 있다. 바로 이런 복합 장르의 재미와 장점을 유저에게 알리는 것이 주요 포인트다."
헬게이트 런던은 수능이 끝났으니 바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문제 없으면 오는 12월내 오픈에 들어간다. 그후 2~3주 내에 유료화하는 것이 일정표다. 유료화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1만 9800원보다는 좀 낮게 잡고 있다. 오픈에 맞춰 '스타크래프트'의 개발자이자 헬게이트 런던의 개발 책임자인 빌 로퍼가 방한한다.
한국게임산업협회장과 한국e스포츠협회장을 역임한 그는 중국의 추격과 북미의 견제를 우려했다. 엔씨소프트·넥슨 등 한국 선두 기업이 글로벌 넘버원 기업으로 거듭날 그런 게임을 만들기를 바란다는 그는 "한국 온라인 게임이 꽃도 제대로 피우지 못하고 떨어질까 봐 걱정"이라는 우려를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