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한 달에 책 한 권 읽는 것도 그리 쉽지 않다. 직장인과 신세대를 위해 눈으로 '읽는 독서'가 아니라 귀로 '듣는 독서'가 새로운 독서 트렌드로 가세할 태세다.
듣는 독서는 MP3 음악처럼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전자책인 오디오북이 이끌고 있다.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전철·버스·자동차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간편하게 자투리 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한 오디오북 한 편당 가격이 600∼1000원으로 종이책은 물론이고 전자책보다 훨씬 저렴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디지털 신세대에게 어필하고 있다.
부천에서 서울로 통학하는 대학생 고서연(22)씨는 "통학 시간만 전철로 꼬박 1시간 20분이다. 매일 MP3 음악을 들어 지겨웠는데 최근 오디오북 포털에서 MP3P로 보고 싶은 오디오북을 다운로드받아 매일 한 권씩 독서하며 알차게 보내고 있다. 책 한 권 살 돈으로 10여 편 정도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어 돈 버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디오북이 많이 일반화해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출판 시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경우 전체 출판 시장의 약 12%가 오디오북 시장이다. 미국의 디지털 오디오북 포털인 오더블닷컴이 나스닥에 등록해 있을 만큼 일반화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오디오북 시장이 발달된 것은 이동 거리가 길어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듣기에 오디오북이 적합한 콘텐트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수도권에 신도시가 늘어나고 KTX로 지방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생겨나면서 오디오북을 이용해 독서하는 직장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9월 오디오북 전문 포털 서비스인 오디언(www.audien.com·대표 김용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1년 만에 50만 명의 회원이 보유한 오디언은 2000여 개 작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달 100여 편의 신규 작품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오디언은 오디오드라마(로맨스·멜로·감동·추리·공포·무협·판타지·SF·느와르·시대극·성인)와 오디오북(문학·경제 경영·자기 계발·고전 명작·한국 문학100선·영어) 등 다양한 오디오북 콘텐트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의 오디오북 사이트와 달리 단순 낭독형 오디오북 외에 10여 명 성우의 목소리 연기와 전문적 사운드 디자이너들이 만든 고품질 음향 효과를 가미한 다수의 오디오드라마를 보유하고 있다.
오디언 외에 교보문고 전자책 서점인 제노마드(genomad.co.kr)가 지난 3월부터 외국어·어린이·유아에 중점을 둔 오디오북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올해 말까지 2000여 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KT 전자책 서비스인 북티(bookt.co.kr)에서도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족들은 이동통신사의 음 악포털 사이트인 SKT의 JUNE·멜론, KTF의 도시락 등 오디오북 코너를 이용하면 된다.
김장한 오디언 팀장은 "한국도 신도시가 발달되면서 출퇴근 이동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또한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는 IT 기반은 미국 등 선진국보다 잘 갖춰져 있다. 한 달에 수십여 권씩 업데이트할 수 있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어 오디오북을 이용한 귀로 듣는 독서 트렌드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