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 웃음바람이 거세다. 광고에서 빠지지 않는 중요한 요소로 유머를 꼽기 때문이다. 패러디나 반전을 통한 웃음뿐만 아니라 웃음 자체를 만들어 내는 개그맨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광고도 증가하고 있다.
오락 프로그램의 높은 시청률 덕분에 개그맨들의 가치도 덩달아 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개그맨들의 광고 모델 영역이 예전의 치킨이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빙과류 등에서 벗어나 전방위로 퍼지고 있다.
■까다로운 변 선생의 광고 수업
동양생명은 보험 하나로 보장과 은퇴를 모두 생각한 무배당 수호천사 프리스타일 플랜보험을 출시하면서 수호천사 한혜진이 등장하는 TV 광고와는 별도로 인터넷용 개그 동영상을 제작했다.
개그 동영상은 KBS ‘개그 콘서트’의 ‘까다로운 변 선생’팀을 모델로 캐스팅하는 한편 메인 모델인 한혜진을 카메오로 함께 등장시켜 온·오프 라인 광고의 상호 연관성을 보여 주고 있다. 개그 동영상에서 교생으로 분한 한혜진은 변 선생팀의 새 멤버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의 호흡을 보여 주며 발랄하고 코믹한 면모를 유감 없이 드러냈다.
김덕겸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 차장은 “재미있는 개그 프로그램을 보듯 광고를 접하게 되면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줄일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개그 동영상을 퍼나르는 현상은 광고 자체가 소비되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무한도전의 무한한 CF 야망
롯데카드는 기존 전속 모델인 한가인 외에 MBC ‘무한도전’ 멤버인 박명수·정형돈·노홍철·하하를 추가 영입했다. 포인트 사용처를 찾아 좌충우돌 헤매다 지친 무한도전 멤버들의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이들에게 한가인은 포인트를 잘 쓰려면 롯데카드를 쓰면 된다고 충고한다.
유재석·정준하·노홍철이 모여 백설공주를 패러디한 네네치킨 광고도 재미를 더한다.
무한도전 멤버들 중 각자의 캐릭터에 맞추어 단독으로 출연한 광고도 있다. 유재석은 이영애와 함께 신한금융지주 광고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무한도전에서 반짝반짝한 집안을 공개한 노홍철은 유한락스 모델로 나서 방송 이미지 그대로 집안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웃찾사 서울 나들이의 광고 나들이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서울 나들이’ 코너에서 ‘개미 핥기’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이광채를 비롯해 팀 전원이 온라인 할인점 인터파크마트 광고에 기용됐다. 인터파크마트는 신선 식품·생활 용품 등을 취급하는 곳이지만 전형적 주부 모델을 사용하기보다 살림에 지친 주부들에게 유머와 쇼핑의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 개그맨들을 투입했다.
이 외에도 삼성생명은 신동엽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광고에 재미를 더하고 있고. 신한생명은 김미화. ING 다이렉트보험은 김용만을 모델로 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그동안의 금융 광고는 신뢰감을 높이기 위해 진지한 광고들이 주류를 이뤄왔으나 최근엔 쉽고 재미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개그맨들을 모델로 영입하는 추세다.
위 광고들의 특징은 개그 프로그램의 캐릭터를 가지고 그대로 등장하거나 프로그램 컨셉트 자체를 차용한다는 데 있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마케팅 접근을 위해 개그 코너의 팀 전원이 등장하여 실제 방송 프로그램을 보듯 연출하기도 한다. 이들 개그맨을 통해 웃고 즐기는 사이 광고에 담긴 메시지도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