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美 대학풋볼 연봉 100만 달러 감독 시대
미 대학풋볼이 완전 돈잔치다. 이제 감독들의 밀리어네어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
올해 120개 메이저 대학 감독들의 평균 연봉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다 9% 올라간 수치다. 조사된 연봉에는 자동차와 골프클럽 멤버십 등 각종 보너스는 제외됐다.
올해는 50명의 감독들이 100만 달러를 넘게 받았다. 지난 1999년에는 5명에 불과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대학교수들도 그만큼 못받는데 이들이 이만큼 받을 가치가 되나"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수요와 공급'을 생각하면 간단히 이해되는 문제다.
제 아무리 잘 가르치는 훌륭한 교수가 있다해도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100 달러 이상을 줄 사람은 없을테지만 풋볼경기에는 경기장내 티켓을 구입한 10만여팬 뿐 아니라 TV를 통해 수백만 혹은 수천만명이 지켜보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될 수가 없다.
▶300만 달러 클럽
LSU의 BCS 챔프전 진출을 일궈낸 레스 마일스 감독은 2012년까지 4년 1200만 달러의 대박 계약을 체결했다. 평균 연봉만 무려 300만 달러다. 올해 연봉으로 180만 달러를 받고 있는 그는 전국 우승을 차지할 경우 연봉이 340만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오클라호마의 밥 스툽스, 앨라배마의 닉 세이번, 플로리다의 어번 마이어, 아이오와의 컥 페렌츠도 연봉 300만 달러 클럽에 가입한 주인공들이다. 지난해까지는 스툽스만이 유일하게 300만 달러를 받았다.
현재 50명의 감독이 1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7명이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12명이 200만 달러 이상을 받는다. 보통 컨퍼런스 챔피언이 되거나 보울 게임에 진출시키는 수훈을 세우면 이들이 받는 돈은 더욱 많아진다.
▶모든 건 투자다
학교들이 이토록 엄청난 돈을 주면서 좋은 감독을 데려오려 하는 이유는 풋볼로 벌어들이는 돈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스포츠 프로그램이 성공한 학교들은 티켓과 TV 중계권료, 마케팅 수입, 그리고 동문들의 기부 등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린다. 또 학교 자체의 인기도 높아져 입학 지원자도 늘어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본다.
2006년에 LSU가 스포츠 프로그램으로 벌어들인 전체 수익의 63%가 풋볼팀이었을 정도다. 당시 풋볼팀에 투자했던 돈이 1600만 달러였고 순수익이 3200만 달러였다.
감독들의 연봉이 갑작스레 천정부지로 뛰게 된 데는 '거짓말장이' 감독 닉 세이번의 영향이 컸다. 세이번은 NFL 마이애미 팀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가 앨라배마와 8년 3200만 달러와 사인을 하며 빈축을 샀던 장본인이다. 당시 그의 대박 계약을 두고 '대학 스포츠가 이래서 되냐. 정작 교육에는 소홀히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면 대학 학장들은 얼마나 받을까?
앨라배마의 로버트 위트 학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57만2620 달러를 받아 톱 수준이다.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182개 대학 총장들의 평균 연봉은 39만7천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대학은 공개하지 않아
워낙 대학 스포츠의 경쟁이 과열되다보니 돈다발을 풀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LSU의 스포츠 디렉터 스킵 버트먼은 "예전에는 한 4승4패 정도만 하고 보울 경기에 가자고 마음을 먹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마인드는 안 통한다. 언젠가부터 전국 챔프전에 반드시 나가야 하는 분위기가 됐고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확실히 풀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사립대학 감독도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 학교는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노터데임의 찰리 와이스는 200~400만 달러라는 말도 나오고 있고 USC의 피트 캐롤은 200~300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담을 떠안는 건 팬들
높은 연봉의 부담은 고스란히 팬들이 떠안게 된다. 이번에 마일스의 계약으로 인해 LSU가 내년에 티켓가격을 인상할 확률은 100%다. 버트먼은 풋볼 감독들의 연봉이 더욱 빠른 속도로 치솟을 것이라면서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연봉으로 2500만 달러를 벌고 줄리아 로버츠가 영화 한 편 당 2천만 달러를 받는 건 정당한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시장이 그렇다고 지시하면 받아 마땅하다"며 대학풋볼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일간스포츠USA=원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