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가 출범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향한 항해가 시작됐다. 허정무호는 2002년 한국축구의 전성기를 다시 열어젖힐 수 있을 것인가. 허정무호의 앞길에는 거친 파도와 무서운 폭풍이 기다리고 있다.
▲전투는 있지만 훈련 시간은 없다
히딩크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마치 클럽팀 운영하듯 대표팀 선수들을 모아놓고 마음껏 훈련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월드컵 개최국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허정무 감독이 이같은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다.
당장 내년 2월 6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월드컵 3차예선 첫 경기가 있지만 규정상 소집훈련은 3일부터 가능하다. 올해 겨울에는 올림픽 대표팀 동계훈련이 예정돼 클럽팀에게 월드컵 대표팀에 대한 소집 협조마저 구하기도 부담스럽다. 허정무 감독이 극복해야 할 첫번째 과제다.
▲아시아도 무섭다
우리의 꿈은 월드컵 16강 이상이지만 아시아 예선도 쉽지 않다. 세계 축구의 수준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지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2-3으로 한국의 덜미를 잡은 바 있다.
요르단은 지난 2004 아시안컵서 한국과 1-1로 비겼다. 올해에는 아시안컵을 제패한 이라크와 두차례 비기고, 중동의 신흥 강호를 3-1로 격파하기도 했다. 북한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는 숙명의 라이벌이다. 최종예선에 오르면 호주·일본·사우디 등 강호와 진검 승부를 벌여야 한다.
▲선수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강인한 정신력을 강조하는 허정무 감독은 우선 선원들의 마음부터 사로잡아야 한다. 2002 월드컵에서 성공을 거둔 비결은 히딩크에 대한 선수들의 무한신뢰가 바탕이었다. 전남에서 FA컵 우승을 이끈 허정무 감독이지만 대표팀에서는 머리가 큰 스타들을 휘어잡아야 한다.
때로는 선수들과 기싸움을 벌여야 하고 때로는 너그럽게 포용하며 선수들과 일심동체가 돼야한다. 허정무 감독의 성패를 가늠할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다.
▲보급망을 확보하라
히딩크처럼 지원해주면 국내파도 할 수 있었다. 월드컵 이후 국내파 감독들이 느낀 아쉬움이었다. 단적인 예로 히딩크 감독체제에서 선수들은 비행 이동시 1등석을 이용했다.
비디오 분석관 고트비 코치, 지옥의 사자로 불렸던 네덜란드 출신 피지컬 트레이너 베르하이옌 등 지원 스태프도 튼튼했다. 축구협회의 지원을 얼마나 이끌어내느냐가 허정무 감독이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