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6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7~2008 V리그 3라운드 홈경기 현대캐피탈전에서 보비(29득점)·강동진(15득점)·장광균(14득점) 등 주포들의 활약을 앞세워 3-2(25-15 25-23 24-26 19-25 15-13)로 신승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2라운드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현대캐피탈에 당한 패배를 그대로 설욕하면서 8승3패로 2위를 고수했다. 상승세의 현대캐피탈은 연승행진을 ‘6’에서 멈췄다.
스코어가 말해주듯 대한항공으로선 롤로코스터를 탄 듯한 경기였다. 3세트 후반까지도 대한항공의 완승이 예상됐다. 1·2세트를 따낸 대한항공은 3세트도 보비의 스파이크 성공으로 24-21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믿기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매치포인트에 몰린 현대캐피탈은 센터 이선규와 세터 송병일이 연속 3개의 블로킹을 합작하면서 극적인 듀스를 만들더니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3세트를 가져갔다.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현대캐피탈은 4세트 들어서도 허탈해 하는 대한항공을 농락하며 기어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분위기는 현대캐피탈로 넘어간 상태.
대한항공 선수들도 사력을 다했다. 기회는 한번 더 찾아왔다. 10-10 동점에서 박철우의 서브 범실과 장광균의 연타공격으로 2득점을 앞서나간 대한항공은 13-12에서 강동진의 공격으로 매치포인트를 만들었다. 3세트와 비슷한 상황. 박철우에게 백어택을 허용해 스코어는 14-13.
두 번째 실수는 없었다. 대한항공은 강동진의 오픈 공격이 수비수 권영민의 손끝을 맞고 아웃되면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2시간 18분이 걸린 이날 경기는 역대 최장시간(종전 기록은 2007년 1월 28일 대한항공-LIG전·2시간 17분)으로 기록됐다.
숨막히는 혈전만큼 승리의 기쁨도 남달랐다. 수훈갑 강동진은 “무릎 통증으로 5세트 들어가기 전 불안했다. 상대 블로커의 손을 노린 터치아웃 공격이 주요했다”고 기뻐했고, 장광균은 “오늘 어려운 승리로 좋은 경험을 했다. 이것이 나중에는 보약이 될 것 같다”고 짜릿해했다.
한편 이어 벌어진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김연경(29득점)·마리 헬렌(13득점)·황연주(12득점)의 막강 화력으로 GS칼텍스를 3-0(25-17 25-17 25-13)으로 가볍게 눌렀다.
흥국생명은 8승1패로 KT&G와 승패가 같지만 점수득실률에서 앞서 1위에 복귀했다. 수원경기에서는 한국전력이 상무에 3-2(22-25 25-20 20-25 25-22 15-13)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