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에서 전훈 중인 조범현 KIA 감독이 14일 발표된 베이징 올림픽 2차 예선(3월·대만) 국가대표팀 예비 엔트리를 두고 소속팀 선수 서재응·최희섭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나타냈다. 아무리 메이저리그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몸이 안된다면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견해다.
조 감독의 우려는 두 선수가 자율 훈련 기간 중 몸 만들기에 실패한 데서 출발한다. 조 감독은 “냉정하게 평가해서 서재응·최희섭은 캠프 참가 선수들 가운데 페이스가 가장 더디다. 선수단과 별도로 훈련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재응은 마이너리그 시즌이 끝난 뒤 4개월 간 공을 만지지 않았다. 플로리다 집 근처에서 수영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왔지만 공을 던지는 근육은 거의 이완됐다는 뜻이다. 12월초 KIA 입단 후에도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주변을 정리해야 했기 때문에 훈련을 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
조 감독은 “서재응이 캠프 훈련에 합류하면서 ‘2월말이나 3월초께 1이닝 정도 던질 수 있게 초점을 맞춰 컨디션을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해 막판 상승세로 국가대표 합류를 기대했던 최희섭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11월 한 달간을 군사훈련을 하며 온전히 쉰 탓에 스윙 밸런스 등이 무너져 있는 상태.
조 감독은 “12월 중순부터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지만 마무리 훈련을 소화한 다른 선수들보다 양과 질적인 면에서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12월 대만 아시아선수권에 참가한 선수들과도 차이가 난다.
그래도 조 감독은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들어간 이상 일단 두 선수에게 대표팀 소집일인 내달 20일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려 주길 당부했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배터리코치로 참가한 바 있는 조 감독은 “태극마크의 의미를 훼손해서는 안된다. 특히 최근 KT문제 등으로 프로야구가 위축된 시점에서 올림픽 티켓 확보는 소속 팀을 떠나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으로 현실적 한계를 감안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대만 아시아선수권에서 뛴 주니치 이병규는 이번 2차 예선 엔트리에는 제외됐다.
이와 관련해 윤동균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괘씸죄는 아니지만 느슨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제외시켰다”고 밝혔다. “서재응·최희섭을 대표팀에 출전시키는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다만 몸이 안된 상태에서 참가했다가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조 감독의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