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이 돌아왔다.
지난 2000년 홀연히 부산을 떠나 이탈리아(세리아A 페루자), 일본(시미즈 S펄스·요코하마 마리노스), 프랑스(FC메츠), 뒤스브르크(독일), 수원 삼성을 돌고 돌아 연어가 모천으로 회귀하듯 부산 아이파크의 품에 안겼다. 안정환 앞에 놓여진 질문은 단 한가지. 과연 성공할 것인가, 실패할 것인가.
과거 부산 시절 안정환의 기록은 눈부셨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시즌 동안 87경기에 출장해 44골 1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경기에서 1골씩 터트린 셈이다.
스트라이커로서 완벽히 제 몫을 다했다. 지난해 안정환은 호화군단 수원에서 25경기에 출장해 5골을 터트리는 데 그쳤다. 정규리그에선 15경기 무득점이다. 컵대회 10경기에 5골을 넣었지만 대전전 해트트릭서 반짝 한 것을 빼면 두드러진 활약이라 할 수 없다.
▲성공한다안정환을 아주대 시절 지도했던 김희태 포천KHT축구센터 총감독은 "수원 삼성에서보다 부산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환이는 골마우스에서 움직임이 좋은 선수다. 수원시절에는 차 감독의 지시에 따르느라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지만 부산에서는 안정환을 좀 더 많이 배려해줄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황선홍 감독 역시 팀 전체가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력의 축구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빠른 축구를 한다고 해서 빠른 선수만을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다. 문전에서 경기를 컨트롤하며 해결사 역할을 하는 선수도 필요하다. 안정환의 가세가 분명 우리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도 안정환의 재기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부산 아이파크의 홈페이지는 '이제야 부산 아시아드에 갈 맛이 생겼다'라는 팬들의 의견이 속속 올라오는 등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스타군단 수원에선 안정환은 여러 옵션 중 하나였지만 부산 팀에겐 아이콘이다. 출장 기회도 수원에 비해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스트라이커 출신 황선홍 감독의 존재도 안정환에게 커다란 버팀목이다.
▲실패할 수도 있다그의 나이는 벌써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기량이 서서히 하향세를 그릴 나이로 다시 재기 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비관론자들은 "지난해 보여준 스피드와 기량이라면 K리그 수비수들이 쉽게 막아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팀 조직력에 얼마나 맞물려 돌아갈 것인지, 친정 팀이기는 하지만 낯선 후배들이 많은 부산에서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고 융화할지도 성패를 가를 열쇠다.
이해준 기자 [hjlee@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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