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7일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 앞서 달라진 대표팀 분위기에 흐뭇해 했다. 1차 지역 예선을 치렀던 지난해와 비교해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욕이 넘치기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사실 부상 중인 박진만과 이진영은 무리하게 데려왔다. 때문에 2월 말에 조기 귀국시킬 생각이었다. 그런데 당사자들이 ‘재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조금 더 지켜보자’고 오히려 나를 말렸다”라며 그간의 후문을 털어놨다.
소속 팀 캠프에서 각각 어깨와 허벅지 통증을 앓았던 박진만과 이진영은 대표팀 합류조차 불투명했지만 성공적인 재활 끝에 이날 경기에 나란히 선발 출전을 했다.
김 감독은 “만약 이들이 내 소속팀 선수라면 내 판단으로 경기에 출전시키겠지만 대표팀에서는 그렇게 못한다”면서 둘의 자발적인 의욕에 다시 한번 감사를 표시했다.
뿐만 아니다. 김 감독은 이날 선발 등판하는 손민한에게도 고마움을 나타냈다. “(손)민한이는 프로야구에서 A급 투수이자 대표팀 최고참이다. 대표팀에 뽑힌 이상 어느 투수가 중요한 경기에 나가고 싶지 않겠는가. 그래도 잘 이해해주면서 남아공전에 나가겠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손민한의 ‘희생’ 덕분에 김 감독은 자신의 구상대로 류현진(한화)·김광현(SK)를 중용할 수 있게 됐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분위기는 감독만 느끼는 게 아니다. 막내급 류현진은 “선배들이 거리낌없이 합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예가 이승엽(요미우리). 아시아를 뛰어넘어 세계의 거포 반열에 올라섰지만 덕아웃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는 등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고 한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 후 “내일(8일)부터는 중요한 경기가 예정돼 있다. 개인 성적은 의미가 없다. 팀 승리를 위해 출루율을 높이고 그것이 득점과 연결되도록 뛰겠다"고 다짐했다. 슈퍼스타부터 팀을 생각하고 있는 대표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