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어울림누리에서 기획한 한국 연극 100주년 맞이 명작연극시리즈로 4월4~13일까지 어울림극장에서 공연된다.
1989년 서울연극제에서 ‘잘가세요’(이윤택 극작·채윤일 연출)라는 제목으로 처음 등장한 ‘오구’는 노모의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소재를 한국적인 굿의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윤택의 연출과 강부자의 열연으로 ‘태’ ‘산불’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연극 반열에 올랐다. 10년 가까이 연속 매진신화를 기록하며 ‘귀신 붙은 연극’으로 불리기도 했다.
오구는 오구굿의 준말로 죽은 사람의 소원이나 원한을 풀어주고 극락왕생을 바라는 무속의식이다. 그러나 연극 오구엔 산오구굿이 등장한다. 죽은자가 아니라 산사람을 위해서 하는 굿이다. 낮잠자다 저승사자를 본 노모가 죽음을 예감하고 저승 갈 준비를 해야겠다며 아들에게 산오구굿을 해달라고 떼를 쓴다. 신명나는 굿 도중 죽음을 맞아 졸지에 초상이 펼쳐진다.
오구는 연극임에도 불구하고 뮤지컬적 요소가 강하다. 굿이라는 형식으로 연기와 춤과 노래가 신명나게 어우러진다. 한국적 토종 뮤지컬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오구에는 이윤택 특유의 촌철살인의 해학이 가득하다. 저승사자들이 초상집으로 내려와 촌지를 받아가는가 하면 자식들간 유산 상속싸움 장면에서는 현 세태를 날카롭게 꼬집는다. 강부자가 전 공연 모두 노모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