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블리자드에서 커뮤니티를 담당하고 있는 대니얼(30)은 블리자드 공동체에 대해 극찬했다. 지난달 29일 어바인 본사에서 만난 그는 자신을 한국게임사인 엔씨소프트USA 출신으로 2004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 런칭 무렵 입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블리자드 문화의 특징은 모하임 사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게임에 대한 공통 분모가 있어 대화가 통한다. 회사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나의 즐거운 공동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2004년 와우 출시 이후 4배 정도 커져 현재 연 매출액만도 1조 1000억에 달한다. 와우가 MMORPG다 보니 콜 서비스나 고객 서비스 요원도 자연히 많이 늘었다.
그는 엔씨소프트 출신으로 블리자드의 다른 점도 소개했다. “엔씨소프트 미국 법인은 한국 멤버들을 미국에 데려왔다. 블리자드는 자체적으로 뽑았다. 특히 블리자드는 게이머들이 만든 회사라는 것이 가장 강하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잘되는 회사다”라고 말했다.
와우 커뮤니티 담당자는 모두 6명이다. 그 중 2명이 글로벌 쪽이고 나머지 미국 쪽이다. 와우 아레나 토너먼트쪽도 1명이 담당한다. 와우 커뮤니티 매니지먼트인 그는 나라별 와우 유저 특성에 대한 흥미로운 진단도 들려주었다.
“한국 유저들은 PVP(유저끼리 대결)를 좋아한다. 미국은 그쪽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PEP(컴퓨터와 대전)를 선호해 PVP가 없는 서버로 몰리고 있다. 4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하다.”
이에 반해 유럽은 한국과 미국 유저의 특성을 반반 섞어놓았단다. “유럽에선 독일 유저들이 PVP를 좋아한다. 과거 엔씨의 리니지 미국 서버의 경우 유럽서버가 없어서인지 40%가 독일인이었다. 이에 반해 프랑스 유저 특성은 미국 쪽에 가깝다.”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중국은 사람이 많다보니 조그만 이슈도 몇 배나 커 보인다. 가령 어떤 버그를 한국 유저 10명이 찾았다면 중국 유저는 몇 백 명이 찾는다. 그리고 해킹 쪽에 관심이 많다. 중국 유저는 뭘 찾아내고, 해킹도 해보고 싶고, 잘못된 것도 찾고 싶어하는 특성이 있는 것 같다.”
그는 블리자드 본사 내 인종차별은 없고 커뮤니티와 한국에 대한 배려가 많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블리자드 본사 내 한국 사람은 현재 10여명 안팎이었다.
“처음에는 3명 정도밖에 없었다. 지금은 애니메이션 3~4명, 스타크래프트2 개발팀 2명(프로게이머 출신으로 미국서 활동했던 캐나다 교포인 데이비드 김 포함), 와우팀 3명 등 10여명쯤 되는 것 같다.”
그는 커뮤니티 관리자로서 평소 많은 e메일을 받는다. 최근에는 “블리자드에서 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고등학생들이 특별히 많다. 개인적인 e메일의 경우 항상 블리자드에 대한 루머와 관련이 깊단다.
한번은 만우절 때였다. ‘스타크래프트2’ 내용 공개 전에 살짝 테란 마린 캐릭터를 와우에 심었더니 파장이 컸다. 온라인으로 나오는 거냐는 질문이 빗발쳤다. 그는 “2005년 약 2주 동안 한국을 비롯해 대만 러시아 말레시아 등에서 뜨거운 화제가 되었다”고 소개했다.
본사에 한국인이 있어 좋은 점도 있다. 지난해 돼지해여서 황금돼지를 넣었고, 어린이날에도 와우 첫번째 확장팩 ‘불타는 성전’에 어린이 캐릭터를 넣었다. 이처럼 한국을 위해서만 명절이나 어린이날 등 공휴일 이벤트를 챙겨주기도 한다.
블리자드 본사에서는 한국인임을 알아보고 한국어로 인사하는 사람이 가끔 있다. 그는 “그만큼 한국은 특별한 나라다. 마이크 모하임 사장으로부터 그런 분위기를 느낀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커뮤니티 사이트 채용시 “한국어에 능숙하냐”는 질문을 받은 것.
그는 블리자드가 게임사로 성공한 이유 중의 하나가 950만중 450만장 이상이 한국에서 팔렸고, e스포츠가 된 스타크래프트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타크래프트2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발표했는데 아주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온라인 게임에 대해서는 “한국은 인프라가 잘 되어있고, 장르가 다양하며, 유저 수준이 높다”며 “한국은 온라인 게임 서비스에 대한 기대와 방향을 잡아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경험 너무 많이 해 많은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장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1년에 2개월 정도는 처가가 있는 한국에 갔지만 최근 와우 ‘리치왕의 분노’ 확장팩 일정을 앞두고는 1년에 2주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