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와 마이크로소프트가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전략적 제휴 협력 계약을 체결, 차량용 IT 및 인포테인먼트 분야를 중심으로 양사간 제휴 협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번 제휴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차세대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개발에 착수하고, 현대·기아차는 이를 세계 최초로 차량에 적용하게 된다.
이날 조인식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PC, 휴대폰, 휴대용 음악기기 등을 통해 매우 풍부한 디지털 생활 경험을 즐기고 있으며, 이런 경험이 특히 자동차를 포함하여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기를 기대한다”며 “소프트웨어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PC 형태의 기기를 차량에 적용함으로써, 차 안에서도 혁신적인 정보, 엔터테인먼트,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사장은 “자동차에서 전자, IT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산업에서 새로운 혁신의 80~90%를 전자, IT, 소프트웨어 기술이 차지한다”며 “자동차와 IT의 복합화(convergence) 흐름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중장기 비전이며, 이번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제휴는 그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양사는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공동개발뿐만 아니라 텔레매틱스 등 차량용 서비스 및 각종 인터넷 컨텐츠의 차량 내 활용을 위한 중장기적인 협력 프로그램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밝혀 전략적 제휴 범위가 더욱 늘어날 것임을 암시했다.
현대·기아차와 마이크로소프트는 2010년 중반 북미시장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오디오 시스템 개발을 시작으로 향후 국내 및 유럽시장으로 그 적용 지역을 확대한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적용 분야 역시 오디오 시스템에 이어 멀티미디어와 네비게이션 기기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첫 공동개발 제품이 될 차세대 차량용 오디오 시스템은 핸드폰·MP3 플레이어 등 휴대용 모바일 기기와 차량 간에 훨씬 진보된 연결성을 제공하게 되며, 모든 기능이 음성인식에 의해 제어된다. 특히 MP3 등 다양한 디지털 파일 형태의 음악을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기기형의 새로운 사용자 환경을 탑재하게 된다.
이번 제휴로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가정용·휴대용 PC 소프트웨어 및 인터넷 컨텐츠 분야에서의 압도적 우위를 바탕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차량용 IT 시장 진출을 본격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박상언 기자 [se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