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다가 맞닿으면 수평선을 이룬다. 하늘과 바다를 함께 주름잡는 것은 특전사 장병들이다. 수평선을 배경으로 영화같은 해상침투장면을 연출하는 제1공수특전여단을 찾아 보령의 홀뫼해수욕장 훈련장을 찾았다. 데일 듯이 뜨거운 모래도, 집어삼킬 듯 몰아치는 파도도 특전사 장병들의 땀방울과 함성에 견줄 바가 못됐다. 본격적인 해상침투훈련에 앞서 이들은 뜀뛰기와 전투 수영으로 체력은 물론 기본 침투 능력을 키웠다.
뜨거운 태양이 바다를 이글거리게 한다. 고무보트로 30분. 진주같은 새하얀 물방울을 만들어가며 이동하니 약속된 시간이 됐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니 저멀리 C130허큘리스 전술수송기가 점차 커다란 모습을 과시하며 다가온다.
이내 고도 381m에서 완전군장을 결속한 플렛포옴(고속 고무보트 포장)이 기체문 밖으로 투하됐다. 보트가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이다. 곧바로 특전팀이 해상강하를 시도한다. 보트가 바다에 떨어진 지점 근처로 속속 몰려든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는 입장에선 그야말로 영화 속에서나 보는 멋진 장면이지만, 실제 훈련에 임하는 침투요원들은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다. 하늘에서 해상으로 강하하는 것은 심장마비나 낙하산 줄에 목이 걸리는 등 지상에서보다 훨씬 위험하기 때문이다. 침투요원들이 낙하산을 바다에 수장하고 보트에 몸을 실으면 하드덕(수상강하 고무보트 침투) 훈련은 긴장감을 더해 간다.
△동료들의 목숨을 지키는 척후조
7인승의 고무보트가 마치 소금쟁이처럼 조용히 미끄러지듯 바다 위를 이동한다. 이때 먼저 척후조가 기도비닉을 유지한 채 수경 등이 발광하지 않도록 주의하며 바다에 뛰어든다. 스쿠버 장비를 이용해 잠영으로 해안까지 도달한다.
UDT(수중폭파반) 교육을 6개월간 받은 이훈 중사는 “해중암초나 기뢰·철조망 등을 확인해서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팀을 유도하는게 척후조의 목표다”고 말한다.
조호영 중사는 “척후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무장해야 가능한 일이다. 내가 발각되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 바로 동료들의 목숨을 지키는 일이다. 힘들지만 보람이 크다”고 한다. 척후조는 기초 수영 3.2㎞, 오리발로 7.6㎞, 수중 50m까지 잠영이 가능하다.
척후조의 인도로 해안에 도달한 침투조는 레이다 기지 등 적의 주요 목표지점까지 침투하여 폭파하는 것으로 전술훈련은 마무리된다.
대대장인 오장환 중령은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100% 임무완수가 가능하도록 팀단위 전술운용능력향상에 주안을 두고 해상훈련을 실시한다. 이로써 특전사 정예요원들은 전천후 만능 전투프로로 거듭나게 된다”고 밝혔다.
■제1공수특전여단은
1958년 4월 1일 제1전투단으로 창설된 이래 적에게는 전율과 공포의 대상으로, 국민에게는 신뢰의 표상으로서 그 위치를 확고히 해오고 있는 특전사 모체부대다.
1967년 6월 12일, 부대 창설 이래 최초로 2차에 걸친 한·미 연합 대간첩 작전에 참가하여 전과를 올린 이후, 68년 서귀포 대간첩 작전과 울진·삼척 지구 대간첩 작전에 참가하여 전과를 세웠다.
같은 해 월남전에 241명의 특전대원을 파병하여 특전부대의 용맹과 위상을 과시하였다. 74년 건군사상 최초로 천리행군을 실시했다. 76년 북한군이 미군 두 명을 도끼로 살해한 8·18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 후 미루나무 벌목작업과 북한군 초소 4개소를 제거하는 독수리 작전을 완벽히 수행했다.
2002년 4월부터 10월까지 1대대는 ‘다국적 군의 왕’이라는 칭송을 받는 상록수 부대 6진으로 파병, 성공적인 임무수행으로 한국군의 우수성과 국위를 선양 하였다. 2004년엔 5대대가 자이툰 부대의 핵심전력으로 편성되어 이라크 아르빌에서 임무수행을 무사히 마치고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