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두산이 2008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놓고 16일부터 플레이오프(7전4선승제)를 시작하는 가운데 양준혁(39·삼성)·김동주(32·두산), 두 중심타자의 클러치 싸움이 불꽃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두 거포는 나란히 각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중심타선을 오랜 기간 맡아온 터줏대감들이다.
단기전 승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부의 흐름을 뒤집는 한 방. 이들은 프로야구 홈런과 관련해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타자들이라 이들의 방망이 대결이 더욱 관심을 모은다.
국가대표 단골 4번 타자이기도 한 김동주는 올 시즌 명실상부한 '잠실 사나이'로 거듭났다. 지난 5월 27일 잠실 LG전에서 좌월 스리런 홈런을 걷어 올리면서 1998년 입단 이후 자신의 91번째 잠실구장 홈런을 기록했다. 전 동료 타이론 우즈(주니치)가 보유하고 있던 부문 최다인 90개를 넘어섰다.
한국에서 가장 큰 구장(좌우 100m, 중앙 125m)을 홈으로 쓰고 있기 때문에 통산 홈런(214개·역대 11위) 부문에서는 뒤처져 있지만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95개)를 잠실에서 넘겼다는 사실만으로 그의 '괴력'은 충분히 입증된다. 역대 잠실을 홈으로 쓰는 타자들 중 유일하게 200홈런을 넘긴 김동주는 2000년 5월 4일 잠실구장 장외 홈런(비거리 150m)을 친 유일한 타자이기도 하다.
'방망이를 거꾸로 잡고 쳐도 3할을 친다'는 명성을 가지고 있는 양준혁도 홈런 기록에서는 절대 뒤지지 않는다. 안타(2095개)·타점(1272개)·득점(1189개) 등 통산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있는 양준혁은 홈런 부문에서도 339홈런으로 장종훈 한화 코치가 보유 중인 최다 기록(340개)에 바짝 다가서 있다.1997년 부산 사직구장에서 김동주와 같은 비거리 150m짜리 대형홈런을 치기도 했다.
최근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정확도를 중시하고 있지만 긴요한 순간에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림수를 바탕으로 홈런 아치를 그려낸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터진 동점 투런 홈런은 그의 가치를 증명하고도 남았다. 이 홈런은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으로 기록됐다.
7살 차이 거포 충돌에서 마지막 웃는 자는 누가 될까. 역대 포스트시즌 성적에서는 양준혁이 김동주보다 조금 앞선다. 양준혁은 데뷔 첫해인 1993년 첫 가을잔치에 참가한 것을 시작으로 이번 준PO까지 총 66경기에서 타율 2할6푼3리(224타수 59안타) 5홈런 28타점을 기록했다. 김동주는 4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5리(165타수 45안타) 4홈런 19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