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시구자를 보면 최고 스타가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6일 2008 한국시리즈 1∼4차전 시구자를 한꺼번에 공지했다. 한두 경기씩 묶어 발표하던 예년과 비교하면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이번 한국시리즈 시구자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고, 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기에 충분한 인물들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진형 KBO 홍보팀장은 “올해 한국시리즈 시구자는 그야말로 의미와 인기 면에서 최고의 인물들을 총동원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26일 1차전에선 원로 야구인 김양중(78)옹이 시구를 맡아 야구 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김옹은 해방 직후 광주서중(현 광주일고)부터 에이스로 활약했으며 현재 야구 원로들의 모임인 백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 야구의 산증인이다.
KBO 측은 “미국•일본에 비해 우리는 너무 연예인 위주로 시구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래서 올해 베이징올림픽에서 사상 최초 금메달을 따낸 것을 기념해 한국 야구의 초석을 다진 김옹을 시구자로 모셨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은 시리즈에서는 야구 팬들에게 한결 친숙한 우리 시대 최고의 스타들이 무대를 빛낸다. 2차전에선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최초로 수영 금메달을 따낸 ‘국민 남동생’ 박태환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에 이어 또다시 마운드에서 공을 뿌린다.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에선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KBO의 ‘삼고초려’ 끝에 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씨는 지난 4월 우주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뒤 고향인 광주 연고의 KIA를 비롯, 두산•LG 등 여러 프로야구단으로부터 시구 제의를 받았으나 개인 사정으로 인해 고사했다. 하지만 KBO는 이씨의 귀국 직후부터 공을 들여 마침내 한국시리즈 시구를 약속 받았다는 후문이다.
4차전에선 왕년의 인기를 되찾고 있는 탤런트 장미희씨가 시구자로 나선다. 장씨는 최근 모 텔레콤 TV 광고에서 차가우면서도 코믹한 연기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KBO 측은 “장미희씨가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회사가 한국시리즈 출전팀인 SK와 경쟁 관계에 있어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많은 인기를 누리는 스타라는 점에서 과감하게 시구자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매 경기 애국가 역시 1차전 SG워너비, 2차전 옥주현에 이어 3차전에선 뮤지컬배우 김소현씨 등 가창력을 갖춘 스타들이 불러 팬들의 눈과 귀를 끌어 모은다.
신화섭 기자[myt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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