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운동을 하면서 줄기차게 부르짖은 말이다. 그런데 그가 느닷없이 대학풋볼까지 '체인지'하겠다고 나설 줄 누가 알았겠는가.
대통령 선거일 전날, 먼데이나잇풋볼에 이어 얼마 전에는 시사프로 ླྀ분(60 minutes)'과의 인터뷰에서 재차 현행 BCS 제도를 비판하며 "대학풋볼에 플레이오프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팀을 플레이오프에 내보내 진정한 전국 챔피언을 가리자는 뜻이었다. 현행 BCS 제도는 전국 1위와 2위 팀이 막바로 BCS 챔프전에서 맞붙는다.
오바마는 "현행 제도에 이제 질렸다. 내가 아는 사람들 가운데 플레이오프에 반대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라며 플레이오프가 제도화될 수 있도록 힘 닿는 데까지 노력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바마의 대변인은 "그가 농담삼아 한 말"이라고 밝혔지만 그의 측근들에 의하면 그가 실제로 BCS 제도를 바꾸려고 어떻게든 해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바마의 풋볼 규정 언급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미국 역사에서 대통령과 풋볼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시어도어 루즈벨트
루즈벨트 대통령은 풋볼의 규정을 확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역사가들은 루즈벨트가 1905년 백악관 미팅에서 풋볼 규정 하나를 제도화했다고 한다. 바로 '전방 패스' 룰이다.
그 이전까지 풋볼에서는 전방 패스와 후방 패스가 난무해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플레이는 현대 풋볼보다 훨씬 거칠어 부상자들이 속출했고 대학풋볼 선수들의 사망률도 갈수록 높아졌다.
루즈벨트는 주요 대학에 풋볼규정을 강화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결국 전방으로만 패스할 수 있는 규정과 함께 미국 대학 체육 협회(NCAA)라는 조직이 탄생하게 됐다.
▶리처드 닉슨
닉슨은 수퍼보울 우승팀을 처음으로 백악관에 초대한 대통령이다.
닉슨은 1969년 텍사스가 공식적으로 대학풋볼 전국 챔피언으로 발표되기 전 우승 트로피를 미리 수여했는데 라이벌 학교 펜스테이트의 화를 불렀다.
▶존 F. 케네디
케네디는 인권을 그 누구보다 소중하게 여겼던 대통령으로 유명하다. 흑인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NFL에 흑인의 문을 열어준 것도 바로 케네디였다. 그는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조지 프레스턴 마샬 구단주에게 흑인 선수들도 기용하라고 압력을 넣었다. 그래서 1962년 바비 미첼이라는 사상 첫 흑인 NFL 선수가 탄생하게 됐다.
케네디는 또한 풋볼이 미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61년 스포츠 중계법이 제정되는 데 힘을 쓴 것이다. 이로 인해 NFL이 TV 중계에 대한 독보적인 권한을 가지게 됐다. NFL이 미국 최고의 부유한 스포츠 리그로 탄생하는데는 스포츠 중계법의 역할이 컸다.
▶린든 B. 잔슨
1966년 잔슨 대통령은 NFL과 라이벌 리그인 AFL의 합병을 규정화했다. 이로인해 수퍼보울이 탄생하게 됐다.
당시 NFL과 AFL의 합병에 큰 힘을 보탰던 루이지애나 주 하원의원 헤일 보그스는 피트 로젤 NFL 커미셔너에게 "합병을 도와줬으니까 우리에게도 뭔가 돌아오는 게 있어야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래서 탄생한 게 뉴올리언스 세인츠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