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프로야구 가이드북을 보면 올 시즌 선수로 등록된 1970년생은 단 4명이다. 정민태(KIA·이하 올 시즌 소속 기준), 안경현(두산), 이종범(KIA), 마해영(롯데).
안경현과 정민태는 생일이 각각 2월과 3월생이라 한 해 일찍 학교에 입학, 92년에 프로에 데뷔했다. 이종범은 정상대로 93년 데뷔. 마해영은 93년 롯데의 2차지명을 받고는 상무에서 2년간 군대 문제를 해결한 뒤 95년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내년에는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되는 베테랑의 선택은 4인4색, 사연도 제각각이다.
▶마해영 (롯데 방출→대만 타진)
지난 해 LG에서 방출돼 입단 테스트를 통해 친정팀 롯데로 복귀했지만 또 다시 방출됐다. 올 시즌 성적은 32경기 출장, 타율 1할5푼3리 2홈런 8타점. 국내팀의 오퍼가 없자 대만 진출을 타진 중이다. "어느 팀이든 상관없다"는 자세지만 6개팀에서 4개팀으로 줄어든 대만 프로야구의 사정도 여의치 않은 상태다. 현역 선수에 대한 애착은 이달 중순쯤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이종범 (은퇴 압박→플레잉 코치?)
올해도 시즌이 끝나자 은퇴가 거론됐다. 구단은 플레잉 코치를 제안했지만 이종범의 의지는 확고하다. "여전히 선수로만 뛰고 싶다." 시간을 갖고 추후 논의를 갖기로 했지만 서로 희망사항에는 격차가 있다. 이종범은 2005년 타율 3할1푼2리(118경기)를 마지막으로 2006년 2할4푼2리(93경기), 2007년 1할7푼4리(84경기), 2008년 2할8푼4리(110경기)를 기록했다.
▶정민태(KIA 은퇴→히어로즈 코치)
히어로즈 창단 과정에서 방출을 자청, KIA로 옮겼던 정민태는 재기를 노리다 시즌 중반 은퇴했다. 지난 10월 김시진 감독이 히어로즈에 복귀하면서 정민태도 투수 코치로서 친정팀에 컴백했다. 1년을 돌아 자기 자리를 찾은 느낌이다. 마무리 훈련부터 의욕 넘치게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투수코치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마음은 새롭지만 히어로즈의 앞날이 불투명하다.
▶안경현(두산 방출→SK 이적)
두산에서 17시즌을 보낸 안경현은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는 대신 선수 생활 연장을 선택했다. 지도자 연수의 당근보다는 그라운드에서 한 타석이라도 더 뛰고 싶은 열정을 택했다. 올해 51경기 출장, 타율 2할5푼7리 12타점. 실력 부진보다는 세대 교체에 따른 선수 기용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을 법하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패배를 안긴 SK로 둥지를 옮겨 더욱 이채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