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메이저리그는 탬파베이가 돌풍을 일으켰지만 필라델피아가 월드시리즈를 제패했고 뉴욕 양키스가 스토브리그를 달구고 있다. 5가지 키워드로 2008 메이저리그를 정리해 본다.
▶루저의 반란
1998년 창단한 탬파베이는 지난 해까지 10년 동안 2004년을 제외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꼴찌를 도맡았다. 승률 5할은 단 한 번도 넘기지 못했다. 지난 해 아메리칸리그 최하위였던 탬파베이는 신인왕을 차지한 에반 롱고리아 등 투·타 유망주들이 동시 폭발, 보스턴과 뉴욕 양키스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를 제패했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1만패 팀인 필라델피아는 탬파베이를 4승1패로 꺾고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에이스 콜 해멀스, 세이브 성공율 100%의 마무리 브래드 릿지가 이끄는 마운드와 홈런왕 라이언 하워드, 체이스 어틀리를 중심으로 한 타선은 28년만에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뉴욕의 몰락
뉴욕을 양분하는 양키스와 메츠는 나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양키스는 주전들의 부상과 탬파베이 돌풍에 막혔다. 메츠는 2년 연속 정규 시즌 마지막 달인 9월에 부진, 필라델피아에 덜미를 잡혔다. 홈구장인 양키스타디움과 셰이스타디움 모두 올해가 마지막이라 더욱 씁쓸했다.
내년 새 구장에서 새 출발하는 의욕이 대단하다. 양키스는 대대적인 선수 쇼핑으로 마크 테셰이라(8년 1억8000만달러), C.C. 사바티아(7년 1억 6100만달러), A.J.버넷(5년 8250만달러)를 영입했다. 메츠는 마무리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3년 3700만 달러)를 붙잡고 시애틀의 소방수 J.J. 푸츠를 데려와 뒷문을 보강했다.
▶휴먼 드라마
마약과 희귀병을 딛고 우뚝 선 '인간극장 2편'이 있다. 1999년 고교 졸업생으로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꼽힌 조시 해밀턴(텍사스)은 2001년 교통사고 이후 마약과 알콜 중독으로 망가졌다.
1년 반의 재활을 거쳐 지난 해 신시내티에서 가능성을 보인 해밀턴은 올해 32홈런 130타점으로 메이저리그 타점왕에 올랐다. 올스타전 홈런더비 1라운드에서 신기록인 28홈런을 쏘아올린 것은 하이라이트.
로코 발델리(탬파베이)는 2007 시즌 초 조금만 뛰어도 급격히 피로해지고 회복이 잘 안되는 미토콘드리아 근병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렸다. 혼신을 다한 재활로 올해 8월 그라운드 복귀 자체가 감동이었다. 발델리는 보스턴과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짓는 좌전 결승타를 터뜨렸다.
▶추락한 영웅
추락은 한 순간이었다. 통산 354승 투수이자 7번이나 사이영상을 수상한 로저 클레멘스는 지난 해 12월 금지약물 보고서인 미첼 리포트에서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증언에 이어 올해는 컨트리 여가수와의 10년 넘게 이어진 불륜이 들통났다. 클레멘스는 현재 위증혐의로 FBI 수사까지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홈런(762개) 기록을 가진 배리 본즈 역시 금지약물 꼬리표가 달려 올해 소속팀을 찾지 못해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2006년을 쉬고 지난 해 재기했던 새미 소사는 올해 다시 백수 신세. 소사는 도미니카공화국 대표로 WBC에 참가한 뒤 메이저리그에 재취업 문을 두드린다.
▶이별과 만남
그레그 매덕스와 마이크 무시나는 박수 칠 때 떠났다. 통산 355승을 거둔 '제구력의 마술사' 매덕스는 LA 다저스에서 마지막 포스트시즌을 뛰고 은퇴를 선언했다. 마이크 무시나(270승)는 올해 양키스에서 20승을 거두고도 현역의 미련을 접었다.
수 년째 보스턴과 불편한 관계였던 매니 라미레스는 태업과 말썽을 부리다 결국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됐다. 뭐니뭐니해도 최고의 만남은 알렉스 로드리게스(33)와 팝가수 마돈나(50)의 뜨거운 관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