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게임' (Serious Game) 이 게임업계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능성 게임은 게임의 주 목적인 '재미' 외에도 교육·훈련·치료 등 특별한 목적을 접합시켜 영역을 확장시킨 게임을 가리킨다. 하버드나 옥스퍼드대 등에서 개발비를 지원한 지구온난화·전세계 물부족·식량고갈(게임 ‘푸드포스’)·분쟁지역(게임 ‘피스메이커’) 등을 다룬 게 대표적이다.
기능성 게임은 비만이나 암 치료·회사 적응·흡연 예방·한자공부·댄스 등으로도 점점 확장 추세다. 해외 시장 규모는 2005년 약 5000만 달러(690억원)에서 2010년 3억 6000만달러(5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도 기능성 게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NHN이나 엔씨소프트·소프트맥스 등 게임업체들은 그 동안 게임을 접하지 않았던 인터넷 사용자들도 기능성 게임에 익숙해지면 게임시장 전체 파이가 커질 것으로 한껏 기대하고 있다.
한게임은 올해 '내맘대로 Z9별' 등 일상 생활의 재미를 게임으로 만든 생활형 게임과 '한자마루'와 같은 교육용 게임으로 시장을 이끈다는 전략이다. 한자마루는 온라인게임과 한자 교재 학습이 결합된 온·오프라인 에듀테인먼트형 콘텐트다.
청소년들에 익숙한 2D 횡스크롤 온라인게임으로 올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몬스터(괴물) 사냥 과정에서 한자를 반복적으로 보고 듣는 시청각 학습으로 자연스럽게 한자를 익힌다.
정욱 NHN 그룹장은 "한자마루는 2년간 성균관대의 한문교육학자와 하버드대 교육심리학자들이 기획을 맡고, 온라인 게임 전문가들이 개발했다”며 “개발 초기부터 서울대 심리학과 '언어와 사고실험실'의 검증을 거쳤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닌텐도 붐으로 기능성 게임에 대한 시장성이 확인됐다. 온라인게임 영역에서도 '블루오션'으로 떠올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자의 질병 극복을 위한 게임 개발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은 최근 서울아산병원과 공동으로 소아암 환자를 위한 게임 개발에 나섰다.
'헬시랜드를 구하라'는 소아암을 앓고 있는 이용자가 헬시랜드라는 가상 공간에서 암세포를 무찌르는 영웅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다룬다. 게임을 통해 질병에 대한 이해를 돕고 소아암 치료 과정에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기획됐다.
병원측이 개발 비용을 일부 부담하며 2010년 공개가 목표다. 소프트맥스도 지난달 20일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게임 콘텐트 제작 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를 맺었다. 연구소는 게임 개발 및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기술을 지원하고, 소프트맥스는 질병 연구와 치료제 개발을 소재로 한 게임을 개발한다.
엔씨소프트도 지난해 12월부터 자사 게임포털 플레이엔씨에서 유엔세계식량계획(WEF)이 만든 '푸드포스'의 한글버전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는 "엔씨소프트는 기능성게임을 무료와 유료로 구분하고 있다.
푸드포스는 게임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비중을 두고 한글화 작업을 한 뒤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CJ인터넷도 올 상반기 기능성게임 프로젝트를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