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나이 65세, 최고령자는 80세, 두목은 70대 후반'
지난 7일 울산남부경찰서에 붙잡힌 일명, '할아버지 도박단' 17명의 평균 연령과 특징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두목, 선수, 비서, 운전수, 물색조, 감시조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치밀한 계획 하에 피해자들을 홀렸다.
노래방·식당 등을 주무대로 도박판을 벌였고 임대료와 넉넉한 개평 등을 줘 환심을 산 후 "급전이 필요하다"며 큰 돈을 빌린 후 달아나는 방법이었다. 가장 큰 피해자는 9000만원을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우리가 현금을 들고다니기가 번거로우니 수표를 준비해달라"며 작업을 건 뒤 3~4일간 계속 도박을 하다 마지막날 계속 따던 사람이 돈을 잃은 뒤 "잠깐 빌리자"며 빌린 뒤 달아나는 수법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울산남부서 강력6팀장 정종수 경위는 "한 조직이 가지를 쳐 현재 더 많은 조직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5개 조직을 추가로 쫓고 있고 피해액도 수입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피해건수 접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역으로 활동하는 할아버지 도박단 일원중에 90대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평균 60.5세 할머니 소배치기단 최근 노인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범죄 유형도 과거 개인의 생계형 단순범죄에서 조직 범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여기에 할머니 범죄도 가파른 상승세여서 노인범죄가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에는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소매치기를 일삼아온 할머니 소매치기단 '봉남파' 4인방이 세간의 화제가 됐다. 50대에서 70대까지 연령의 4명은 교도소에서 만나 알게된 사이였다.
이들은 김 모씨(73)의 주도로 소매치기단을 조직했다. 적게는 10범에서 많게는 25범까지 전과를 갖고 있던 이들은 '기계"(가방을 열거나 면도칼로 찢어 지갑을 훔치는 역할), 망을 보는 '안테나', 피해자의 옆에서 몸을 가려주거나 주위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바람'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이중 일부는 강남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의 재력을 갖고 있어 생계형 범죄가 아니라 '옛날 버릇'을 못버려 범죄를 계속 지질렀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생계형 노인 범죄경기불황이 깊어가면서 경제활동에서 소외된 노인들의 생계형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경찰관계자들은 최근 노인들의 생계형 절도가 구멍가게나 슈퍼마켓뿐만 아니라 대형 유통점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형 유통점 관계자는 "최근 노인들이 진열대에 놓인 물품을 훔치는 경우가 하루에도 1~2건씩 적발되고 있다"며 "노인 절도의 대부분이 빵과 음료 등 식료품으로 안타까운 경우가 많아 직원들이 대신 계산해 주거나 경찰에 연락하지 않고 그냥 돌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노인 범죄가 증가하는 이유로 최근 악화된 경제 상황에 따른 노년층의 일자리 부족과 함께 정부의 노년층에 대한 사회 안전망이 부실한 점 등을 꼽고 있다.
노인범죄 7년새 두 배 껑충한국국제대학교 경찰행정학부 한동효(43) 교수가 지난 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61세 이상 범죄노인이 1999년 5만 2551명(전체 범죄의 2.3%)에서 2006년 8만 2323명(4.2%)로 증가했다. 특히 살인이 22명에서 59명, 성폭행범은 156명에서 423명으로 늘어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폭행 범죄의 경우는 표적 집단 대부분이 어린이나 정신 지체 여성 등이어서 심각성을 더했다.
대표적인 고령 국가인 일본의 경우도 범죄로 기소된 65세 이상 노인 숫자가 5년전과 비교해 두 배로 늘어나는 등 노인사회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노인 인구 증가율 대비 범죄 증가율은 5배에 달한다.
한동효 교수는 "한국도 2018년이면 일본처럼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노인층에 접어드는 인구는 베이비부머들로 자식들에게만 투자했지 자신한테는 투자를 하지 않아 경제적인 여력이 없다.
또 경제활동 참가율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옛날에는 재범률이 높았지만 점점 새로 범죄를 저지르는 노인층이 늘고 있다. 노인들을 위한 사회적 교정 프로그램과 복지정책 등으로 예방이나 재발 방지에 주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수성 기자 [mercu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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