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유니세프유스클럽 차진우 “맨발로 걸으며 사랑을 나눠요”
맨발로 땅을 걸어본 기억, 언제였을까? 어린 시절 아무것도 모른 채 친구들과 뛰놀며 재미 삼아 흙 위를 걷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유니세프 사랑의 맨발걷기 대회.
이날 신을 벗게 만든 것은 어린 날의 추억도, 축제의 분위기도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고통 받는 아이들과 함께 하고픈 마음이었다.
올해로 15회를 맞는 '사랑의 맨발걷기대회'는 하루 한 끼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고 영양실조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G마켓이 지난5월 16일 남산에서 마련한 행사다.
그 동안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준 G마켓이 이번에는 사랑의 맨발걷기대회를 후원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아동의 권리를 알려주기 위해 나선 것이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설 때 궂은 날씨 때문에 사람들이 발길을 되돌리지는 않을지, 행사를 준비하는 내내 마음이 쓰였다. 오전 10시부터 서 너 시간 동안 열심히 행사를 준비했다. 유스클럽 회원들과 남산순환로 중간 지점에 부스를 마련하고 '물동이 나르기’ 활동을 준비했다.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걱정도 커졌지만 다행히 물을 얻기 위해 여러시간씩 먼 길을 다니는 어린이들의 어려움을 몸으로 직접 느껴보려는 많은 참가자들이 몰려 인기를 끌었다.
혼자서는 힘이 부쳐 엄마와 함께 물동이를 잡고 가던 작은 아이, 아프리카 아이들은 정말 물동이를 든 채 먼 길을 맨발로 걷는지 걱정스레 물어보던 아이들...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서 틈틈이 볼 수 있었던 따뜻한 모습들은 '맨발걷기대회' 앞에 붙어있는 '사랑의'란 수식어를 더욱 의미있게 만들어 주었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 행사를 진행한 우리들, 그리고 나아가 고통받는 아이들을 한데 묶을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란 이름 이었다.
'물동이 게임' 에 참여한 어린이가 TV기자와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았다. "저는 100m 가는 것도 힘든데 아프리카 어린이들은 얼마나 힘들까요?” 이 아이의 말이 잠시 나를 되돌아보게 하였다. 세계 곳곳에서 힘들게 지내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 처음에는 막연했지만 내가 속한 바로 이곳에서 열심히 봉사하면 주변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고, 나눔을 전파할 수 있고, 결국 ‘모든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한 걸음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끊임없는 가난과 전쟁 등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해맑게 웃을 수 있는 세상. 우리의 관심과 사랑이 커지면 커질수록 꿈이 아닌 현실로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이번 행사를 통해 멋진 유스클럽 친구들과 함께 뜨거운 열정으로 나눔을 계속 실천하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한다. 모든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