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침은 사람에 따라 지역에 따라 활용법이 다르다’고 한다. 또한 ‘시술법만 알면 무슨 침이든 다 놓을 수 있다’는 말도 있다. 태산(泰山)은 중국 산동성에 있다.
‘한 번 오르면 100년을 산다’는 중국인의 성산(聖山)이다. 지난달 29일 태산이 있는 중국 산동성의 수도 지닌(제남)에서 열린 중국중의학회 침도학술분회 20번째 학술대회에 초대된 사람은 중국 전체 10만 침도인 중 오직 300명. 신장에서 3000킬로를 달려온 이도 있었다.
해부학에서 골상학, 중외과까지 교류
중국 침도는 한국 침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1976년 주한장이 옛 문서의 침 시술법을 재현해냈다. 침으로 수술을 하는 침도는 동양의 침과 서양의 외과 메스를 합쳤다.
30년 동안 중의학의 중심으로 빠르게 진입한 침도의 진면목이 소개되었다. 이날 신기술로 소개된 건 교통사고 후 깁스한 부위의 빠른 회복에 관한 연구였다.
이밖에 골상학·해부학·흉부학·뇌경색 등의 타 학문과의 교류도 날로 진전되고 있다. 베이징 화협병원은 뇌성마비·중풍·머리 아래 마비 등의 침도 이용환자가 70%가 넘고 외국인도 많이 찾는다고 소개되었다.
위해에서 온 류티는 “학술 교류를 통해 그동안 연구된 해부학·흉부학 등과 연관된 침도 임상경험을 결집하고 교류해 신기술을 확산시킨다”고 말한다.
또한 끝이 메스처럼 날카로운 침도와는 달리 둥근 모양의 송화침 시술 참관 기회도 있었다. 내몽골에서 온 송화침의 창시자 장융붕은 1시간 동안 환자 6명의 허리디스크·관절염·요통을 다른 중의사들이 보는 가운데 직접 시술해 보였다. 빙주에서 온 한 노인(65)은 허리를 굽히고 들어왔다 허리를 펴고 활짝 웃으며 문을 나섰다.
공구보다 어떻게 이용하느냐 중요
중의사들은 한결같이 “공구는 큰 문제가 아니고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중국에서는 중의가 양의를 같이 할 수 있어 각 분야의 교류가 잦고 실제로 많은 성과를 내고 있고 침도에 대한 신기술이 속속 새로 발견되고 있다.
주한장의 1기 학습생으로 베이징화협병원에서 뇌경색을 치료중인 런웨린 침도학회 부주임(서열 2위)는 “UN 위생조직에서도 침에 대해 상당히 중시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최근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중의사들을 초청 중의학 미·중 교류대회를 여는 등 미국도 정부 차원의 관심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침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들었다. 한국침과 중국의 침도가 긴밀한 교류를 통해 전세계 시장에서 더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해외 인사 중 홍콩 중의와 함께 유이하게 초청받은 이건목 한국침도학회장(원광대 산본 한방병원장)은 “공부와 토론에 더해 새롭게 연구된 새 시술법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며 “한국에서도 양방과 한방이 안방을 놓고 싸우는 것보다 힘을 합쳐 세계로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공자와 맹자, 제갈량의 고향이자 중국의 어머니강인 황하가 흐르는 지난에서의 진지한 토론과 시술 시범은 이틀 동안 진지하게 이뤄졌다.